작은 사랑을 나누며
김요환목사
얼마전 한국에서 작고하신 박완서 선생님이 유언으로 남기신 말씀중에 "문인들은 가난하다. 문인들 오면 조의금 받지 말고 후히 대접해 줘라"고 하셨다지요. 그런데 그 일이 있고 얼마지 않아서는 전도가 유망한 한 젊은 작가 한명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지병과 굶주림이 원인이되어 세상을 떠났다는 기사도 있었구요. 온 세상에 먹을 것이 넘처나는 것과 같은 세상에서 그것도 서울 한 복판에서 이런 일이 일어 난것을 두고 참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던 것도 보았습니다.
어디 이 소식 뿐이겠습니까?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현재 우리가 먹고 사는 삶을 무색하게 할만합니다. 더욱이 세계에서 가장 풍요롭게 먹고 사는 나라중에 살고 있는 현실을 통해서 본다면 너무 비현실 적이기까지 합니다. 아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이런 이야기들을 한다면 도무지 믿을 수 없다고들 할것입니다.
우리가 기도하며 후원하기로 한 선교사님들이 계신 나라들만 보아도 그중 어느나라 한곳도 풍요롭고 넉넉한 음식을 먹을 수 없음을 봅니다. 중국과 북한, 아프리카와 아이티까지 모두 궁핍하고 안타까운 사연들이 넘처나는 곳입니다. 그곳을 바라보면 참으로 "하나님 왜 이 땅을 돌아보지 않으십니까?" 외치고픈 마음이 듭니다.
어찌 하나님이 그들을 사랑하지 않아서일까요?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우리들이 여전히 그 사랑을 나누지 않아서이겠지요. 가끔 이런 기사들을 접하고 또 들으면서 순식간에 마음 한쪽이 서늘하게 식는 것을 봅니다. 아주 잠시일지라도 나의 사랑 없음을 떠올리고 나의 사치아니 사치의 삶을 부끄러워합니다. 당장 그 사람들의 삶을 바꿀 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슴 아파하는 마음 조차 부끄러워집니다.
이렇게 주보에 글을 쓰면서 또다시 이 글이 한번 선동하여 감정을 끌어 올리는 글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니 오히려 그렇게 글이 쓰여질가 두렵기도합니다. 내가 쓰는 글들 처럼 내가 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나의 말들이 오히려 나의 생활을 비난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일들이 필요하겠지요. 잠간이어도 한번 그들을 기억하고 위해서 기도할 틈을 얻기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선교지를 생각하고 또 연약한 이들을 생각할 때 가장 피해야 할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감상적인 접근일지 모릅니다. 한번에 감정적으로 그들에 대하여 불쌍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그 감정이 식어지는 것 말입니다. 물론 우리들의 감정이 긍휼을 품게 하고 그로 인하여 우리가 조금씩이라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에서 우리의 모든 것을 나누어야 할 것 처럼 이야기하고 생각 할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지속적으로 실천할 결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그 땅을 기억하면서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혹은 나의 책상 머리에 그들을 생각 할 만한 글이나 사진을 붙여 놓고 잊지 않는 것, 나아가서 나의 물질 중에 우주 작은 부분이라도 그들을 위해 조금씩 모으거나 나누는 일을 실천하는 것들 말입니다. 그리고 그런 일에 가족과 함께 결단하고 실천하는 것도 좋겠지요.
혹시 여러분들의 집에 동전을 모으는 통이 있다면 그 동전을 모으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겁니다. 작은 동전함을 하나씩 마련해서 선교지에 필요를 채우는 일에 쓰거나 돕는 일에 쓰는 것도 그 땅을 잊지 않는 방법일 겁니다.
2011년 우리들이 여전히 풍요로운 땅에서 살아가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이곳에서의 삶이 또한 그리 녹녹하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가 누리는 삶을 조금 나누어 이 땅에서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로 흘려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일에 우리의 마음을 두고 우리의 시간을 두면 분명히 그 일을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의 은혜도 함게 그 땅에 흘러 들어가리라 믿습니다.
나누는 즐거움과 함께 하는 행복은 예수님이 당신의 생명을 나누심으로 우리에게 가르치신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그 사랑이 우리 가정과 교회 안에 넘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