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2 14:17

비현실적인 쉼

조회 수 5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bike-325890_960_720.jpg

 

 

한 청년이 미주를 시작으로 전 세계를 자건거로 여행하는 이야기를 즐겁게 읽었습니다. 벌써 3년째 길 위에서 자기의 젊음을 살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돈이 많아서도 아니고 그저 자기의 삶을 살면서 조금 더 가치있게 의미있게 사는 길을 찾고자 떠난 길이라고 했습니다. 가는 길에 틈틈이 현지에서 섬기는 단체를 찾아 봉사활동도 하고 때론 일을 하면서 경비를 벌기도 하면서 길을 갑니다.

 

그는 지금의 삶이 그저 준비기간이거나 여행의 한 순간뿐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현실이 자신의 삶이고 생활이라고 그래서 그 길의 다음 장소를 찾아 가는 것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중간에 잠간 쉬고 재정비하기 위해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여러 여행자들을 만났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서 공통적으로 발견하는 고민은 바로 일상으로의 복귀에 대한 고민들이었습니다. 여행지의 뛰는 가슴이 아니라 현실의 팍팍함이 그들을 힘들게 하더라는 것입니다.

 

여행에서 돌아와서 다시 회사를 다니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언제 여행을 했었는지 희미해져 간다고들 합니다. 바쁘게 살다가 여행중에 가졌던 삶의 기쁨과 열정을 조금씩 잊어 가는 것이 안타깝다고들 말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여행할 때와 일상의 삶을 살 때의 모습은 많이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그 청년은 자신의 여행이 일상의 연장이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여행하는 것도 삶을 살아가는 것도 같은 걸음으로 같은 시각으로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긴 여행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여행에서 가지는 마음과 일상의 삶에서 가지는 마음은 다르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여행하는 중에 생기는 편안함이나 여유로움은 바쁜 하루를 사는 동안 누리기 힘든 것이 분명합니다. 여행에서 가지는 경탄과 행복도 매일 사는 삶에서는 자주 누리지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여행지에서 느끼는 것들은 참 비현실적이라고도 말합니다. 현실에서는 쉽게 가지지 못할 감정이고 자세들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하는 것을 갈망하고 기대하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멀리보면 이 세상에서 사는 삶이 다 여행일 수 있겠다 생각합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자녀로 이 땅에 여행자로 와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 땅은 우리의 본향이 아니라고 그래서 우리에게는 돌아갈 곳이 있다고 말입니다.

 

전혀 다른 의미이지만 그래도 이 땅의 삶을 여행자로 살고 싶습니다. 조금은 더 여유롭게 또 조금은 더 즐겁게 살기를 원합니다. 다른 이들을 대할 때에도 더 너그럽고 편안하게 대하기를 원합니다.

 

여행지에서 만나는 작은 일상들이 우리의 경탄의 대상이 됩니다. 정작 그곳에 사는 이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보면서 얼마나 행복해 하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일상의 삶을 살고 싶습니다.

 

무엇이든 하나님이 만드시지 않은 것이 없고 어느곳이든 그 사랑이 표현되지 않은 공간이 없다면 우리가 사는 일상의 삶도 모두 경탄의 자리이자 행복을 누리는 자리이기도 할 것입니다.

 

오늘 나와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을 여행지에서 만난 이들을 대하듯이 너그럽게 대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그 여행지에서 나의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처럼 오늘이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1. 비현실적인 쉼

    한 청년이 미주를 시작으로 전 세계를 자건거로 여행하는 이야기를 즐겁게 읽었습니다. 벌써 3년째 길 위에서 자기의 젊음을 살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돈이 많아서도 아니고 그저 자기의 삶을 살면서 조금 더 가치있게 의미있게 사는 길을 찾고자 ...
    Date2017.03.02
    Read More
  2. 기본에 충실하기

    예전에 한국에서 입시가 지나면 늘 회자되는 인터뷰들이 있었습니다. 그해 대학입시에서 최고점을 맞았거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신문이나 방송과 인터뷰를 하면서 하는 말들말입니다. 한결같이 하는 말이 “교과서에 충실했고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
    Date2017.02.22
    Read More
  3. 걷다가 보면

    지난주에 신문에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났습니다. 무작정 집을 나갔던 한 캐나다 청년이 5년만에 집에 돌아온 이야기입니다. 지난 6일에 안톤 필리파라는 캐나다 사람이 토론토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는 2012년에 토론토 집을 나간뒤 소식이 끊어져 5년...
    Date2017.02.15
    Read More
  4. 상선약수(上善若水)

    노자에 나오는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습니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입니다. 신영복선생이 자신의 인생에 가르침으로 삼았다고 해서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말이기도 합니다. 노자에서는 물은 세상의 모든 것을 이...
    Date2017.02.07
    Read More
  5. 과녁의 중심을 향하여

    올림픽에서 한국의 가장 자신있는 종목을 말하자면 아마도 양국일 것입니다. 유독 양궁에서는 한국이 세계 정상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덕분에 양궁대회의 규칙도 한국선수들이 우승을 독차지 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개정되기를 수차례 해 왔다고 합...
    Date2017.01.26
    Read More
  6. 내가 태어난 이유

    2017년 첫 주가 지나갔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시간이지만 각각 그 의미를 가지고 지나갑니다. 그중에서도 새해 첫날은 여러면에서 우리에게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해와 달과 절기를 지으시고 반복되게 하신 것은 그 시간을 통해서 우리가 스스로를 돌아...
    Date2017.01.13
    Read More
  7. 일상, 하나님의 신비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합니다. 빠르다 빠르다하면서도 어느샌가 다시 맞이하는 새로운 해에는 가슴벅찬 소망보다는 익숙함이 더 많습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또 한 해가 시작되고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하루, 한해가 ...
    Date2017.01.03
    Read More
  8. 오신날 이별을 생각하며

    성탄인데 청개구리인양 이별에 대한 감상에 잠깁니다.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 하나님으로부터 이 땅에 내려온 날을 기억하며 감사하는 날이 성탄절입니다. 이즈음 그 은혜가 어떤 것인지를 묵상하다가 그분의 마음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캐나다에 살고 있으니 ...
    Date2016.12.27
    Read More
  9. 하물며 너희일까보냐?

    예수님은 산상설교에서 들에 핀 꽃과 하늘을 나는 새들을 보라고 하시면서 그들도 먹이시고 입히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하물며 그 자녀인 우리들에게 부어지지 않겠느냐고 물으시면서 위로하십니다. 세상을 보면 아주 작은 미시의 세계나 저 우주의 거시의 세...
    Date2016.12.20
    Read More
  10. 평안하세요?

    저는 인사를 건낼 때 자주 “평안”을 묻습니다. 특별히 말이 아닌 문자로 인사할 때면 항상 평안을 전하고 묻곤합니다. 따로 할 인사말이 생각나지 않기도 하거니와 평안이란 단어를 좋아해서이기도 합니다. 요즘 이 평안이란 말이 더욱 간절합니...
    Date2016.12.1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59 Next
/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