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27 11:45

우리의 가위 바위 보

조회 수 126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images.jpg

 

 

아버지와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아빠랑 가위바위보를 할까? 네가 이기면 부탁하는 것은 뭐든지 다 들어줄 테니까.˝
˝그럼 아빠, 내가 갖고 싶은 것 다 사 줄 거야?˝
˝물론이지. 네가 갖고 싶은 것은 아빠가 모두 다 살 줄게.˝

 

아버지와 아들은 그래서 가위바위보를 했습니다. 그런데 가위바위보를 할 때마다 아들은 단 한번도 진 적이 없습니다. 그것이 아들은 그렇게 신이 날 수가 없었고 즐거움이자 낙이기도 했습니다. 아들은 가지고 싶은 장난감, 먹고 싶은 모든 것을 다 사달라고 했고 아버지는 즐거이 아들과의 약속을 지켰습니다. 아버지는 가위바위보를 해서 이겨 기뻐하는 아들을 보면서 자신도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버지가 가위바위보를 할 때마다 아들에게 일부러 져준 것을 아들은 아직 어려서 알지를 못합니다. 오직 주먹밖에 낼 줄 모르는 아들, 아버지의 아들은 태어날 때부터 손가락이 없어 조막손으로 태어나 오직 주먹밖에 낼 수가 없습니다. 언제까지고 아버지는 이런 아들에게 계속 지고 싶어합니다. 언제가지나, 언제까지나. 자기가 주먹밖에 낼 줄 모른다는 것을 아들이 스스로 알아차릴 때까지 아버지는 또 계속 져 줄 것입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이 주먹밖에 낼 줄 모르는 것을 알게 될 날이 오지 않기를 또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 유현민 《행복 수첩 속의 이야기》중에서

 

 

 

한해를 다 보내는 마당에 성탄이 있습니다. 물론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날이 12월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를 사랑하시는 예수님이 이 땅에 기쁨으로 오신 날이 한해의 마지막에 있어서 좋습니다.

 

지나고나면 늘 아쉽고 힘겨운 시간들이었습니다. 때로는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어렵기도 했고 또 때로는 길을 잃고 방황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즐겁고 행복한 나날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 날들을 돌아보며 한숨을 쉬거나 지치지 않을만큼 예수님의 성탄은 즐겁고 행복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즐거워 하는 것들은 우리들과 다른 이유이지만 그래도 예수님의 탄생이 온 인류에게 행복을 나누어 주는 일이어서 감사합니다. 이유를 바로 알든지 그렇지 않든지 간에 말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예수님을 통해서 아버지가 되십니다. 예수님의 죽으심이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우리들에게 이미 하신 사랑보다 더 큰 사랑으로 함께 해주십니다. 우리가 아직은 어리석어서 그 사랑의 크기와 방법을 잘 깨닫지 못할 뿐입니다.

 

아들을 위해 늘 져주시는 아버지의 가위 바위 보 처럼 하나님은 우리에게 늘 사랑으로 대하십니다. 우리가 아직은 어리고 어리석어서 하나님의 사랑을 잘 모르고 내 힘으로 사는줄 알지만 그래도 하나님은 상관하지 않으십니다.

 

입술로만 예배하고 내 마음대로 하나님의 말씀을 곡해하며 살아 온 시간들이지만 하나님은 화내시기보다는 측은히 여기시고 혼내시기보다는 위로해 주십니다. 가끔은 그런 하나님 아버지의 곁이 너무 무거워서 홀로 자유롭고 싶어하는 우리들에게 기꺼이 떠날 수 있도록 자유를 주시지만 또한 다시 돌아오기까지 먼 발치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힘으로 우리들을 강제하실 수 있으시지만 결코 그렇게 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우리가 원하는 어리석음 조차 이해해 주십니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결코 그 길의 끝에서 우리를 벌하시거나 실패하게 하지 않으시고 당신의 수고와 열심으로 우리에게 선한 길을 가르치십니다.

 

2012년의 성탄을 맞이하면서 지난 한해의 어리석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하나님의 자녀로 불러주신 사랑을 기억합니다. 내가 잘 느끼지도 알지도 못한다 할지라도 하나님은 언제까지라도 우리에게 져 주시는 아버지이십니다.

 

그 풍성한 마음을 이제는 조금씩 알아가고 싶습니다. 그 마음에 조금씩 다가가는 새로운 한해를 기다립니다. 그래서 이제는 내가 내미는 손이 참으로 약하고 부족한 손인 것을 깨닫고 아버지의 도움을 구하는 겸손한 한해이기를 또한 원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도우실 하나님에게...


  1. No Image

    분노의 말(2010년9월10일)

    분노의 말 부부가 말다툼을 하고 있었습니다. 대들며 말대답을 하는 아내를 향해 남편이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당장 입 닥쳐!’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내는 입을 닥친 채(?) 정말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저 고개를 움직이거나 눈짓...
    Date2011.06.30
    Read More
  2. No Image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 (2010년2월12일)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 어느 농부가 바쁘게 둥지를 짓고 있는 어미 새 한 마리를 발 견 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곳은 얼마 전에 죽은 나뭇가지를 잘라 쌓아 놓은 터라 새끼를 치기에 매우 위험한 장소였습니다. 농부는 어미 새를 위해 완성된 둥지를 부...
    Date2011.06.30
    Read More
  3. No Image

    공손한 손

    추운 겨울 어느날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갔다 사람들이 앉아 밥이 밥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오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밥뚜껑 위에 한결같이 공손히 손부터 올려놓았다 - 고영민, ‘공손한 손’ - 사람은 쉽게 공손해지지 않습니다. 겸손을 미덕으로 살아가...
    Date2012.04.18
    Read More
  4. 우리의 가위 바위 보

    아버지와 아들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했습니다. ˝아빠랑 가위바위보를 할까? 네가 이기면 부탁하는 것은 뭐든지 다 들어줄 테니까.˝ ˝그럼 아빠, 내가 갖고 싶은 것 다 사 줄 거야?˝ ˝물론이지. 네가 갖고 싶은 것은 아빠가 모두 다 살 줄게.˝ ...
    Date2012.12.27
    Read More
  5. No Image

    감사하는 생활(2010년9월3일)

    감사하는 생활 멕시코 어떤 마을에 온천과 냉천이 옆에서 가지런히 솟아나는 신기한 곳이 있습니다. 한쪽에는 부글부글 끓는 온천이 땅에서 솟아오르고 그 옆에는 얼음물과 같이 차가운 냉천이 솟아오릅니다. 그래서 많은 멕시코 여인들이 그곳에 와서 빨래를 ...
    Date2011.06.30
    Read More
  6. 믿음으로 가르치기

    오늘은 아버지 날입니다. 아버지라는 이름이 주는 아름다움과 먹먹함이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많은 상처의 이유이기도 한 이름인것도 사실입니다. 사랑을 표현하는 일에 서툴고 투박한 말과 행동이 자녀들에게 오히려 잘못 전달되는 것을 봅니다. 여전히 쉽지...
    Date2013.06.18
    Read More
  7. No Image

    불평 없이 살아보기 (2010년5월28일)

    불평 없이 살아보기 미국 미주리 주에서 목회하는 윌 보웬(Will Bowen) 목사는 ‘인간이 겪는 모든 불행의 뿌리에는 불평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불평을 없앨 수 있다면 인간관계가 좋아질 뿐만 아니라 마음의 평안을 누리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한다. ...
    Date2011.06.30
    Read More
  8. 온 힘을 다해

    때아닌 따뜻한 날씨가 캐나다의 3월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세상을 운행하는 질서가 무너져 생기는 일이 아닌가 염려스럽기는 합니다. 그래도 덕분에 시원한(?) 저녁공기를 가르며 산책하는 즐거움을 누립니다. 아내와 탬즈강변을 걸으면서...
    Date2012.03.27
    Read More
  9. No Image

    신앙 공동체 (2010년2월26일)

    신앙 공동체 교회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신앙 공동체이다. 그러므로 교회를 위한 봉사에도 단독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서로 화합하여 봉사하는 정신과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태인 철학자 마틴 부버는 "나와 너"란 책에서 사람이란 말의 어근이 ...
    Date2011.06.30
    Read More
  10. 그대를 사랑합니다

    무슨 드라마 제목 같은 “그대를 사랑합니다.”란 제목으로 글을 씁니다. 내가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을 향한 고백이기도하고 하나님을 향한 고백이기도 한 말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하겠다는 결단을 담은 고백이기도합니다. 사랑은 말로 하는 것이 아...
    Date2013.08.3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59 Next
/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