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선교후 일정보고] 넷째날

2011.06.30 10:14

김지원 조회 수:1401

[넷째날]

 

점점 익숙해 졌다. 이쯤 되니, 아이티가 꼭 우리집 같이 편해지기도 했다. 물론 불쑥불쑥 우릴 당황스럽게 하는 날씨라든가 주변의 상황이 있었지만, 점점 아이티가 좋아졌다.

 

오전 8시 반부터 뽄떼 지역에 있는 백삼숙 목사님이 짓고 계시는 고아원 터로 갔다. 아직 건물은 없지만 땅은 엄청나게 넓었다. 그곳에서 어린이 사역과 배식 사역을 하기로 했다. 아이들을 모으기 위해 또다시 조로 나뉘어 흩어져 소식을 전했다. 요번엔 소식만 전하지 않고, 지 목사님의 지시에 따라 그들의 집에 가까이 들어가 그들을 위해 기도를 해 주는 시간을 가졌다. 그들의 집은 정말 형편이 없었다. 우리는 창고로도 쓰지 않을 것들을 집이라고 살고 있었다. 뭐하나 있는게 없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우릴 반갑게 맞아주었다.

 

목사님말대로 그들은 기도 받기를 좋아하였다. 마음껏 예수님의 이름으로 그들을 축복하였다. 그렇게 내리쬐는 땡볕아래 동네 한바퀴를 돌고나니, 마음은 기뻤지만, 육체적으로는 너무 지쳤다. 그럼에도 도착하자 마자 바로 어린이 사역을 시작했다. 우선, 율동으로 아이들의 시선을 모으고, 그 후에는 축구를 하였다. 신기할만큼 아이들은 축구에 열광적이었다. 그렇게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처음 보았다. 먹지 못해서 힘이 없을텐데, 우리 같으면 그냥 그늘에서 쉬는 편이 훨 나을 텐데 하겠지만 그곳 아이들은 모자도 없고 물도 없지만 열정적으로 땀으로 샤워를 하듯 축구를 했다. 우리 팀 아이들이 따라가지 못할만큼, 아이들은 축구를 열심히 했다. 그렇게 힘든 축구가 끝나고, 바로 풍선 만들기를 하였다. 이곳 아이들의 인내는 대단한거 같다. 그렇게 덥고 목마른데도 땡볕아래 풍선을 기다리는 인내 캐나다 아이들 같으면 짜증내며 화내며 다툴법도 한데이 세상 어느 아이들보다 인내심이 뛰어난 아이들이 아이티 아이들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땀을 흘리고 나니 목이 마른건 당연한 것이 아닌가 목이 마르다는 표시를 해 왔다. 그러나 여전히 줄수 있는 물은 없었다. 차라리 축구하지 말걸 그럼 덜 목마를텐데 꼭 장난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그 아이들은 화내지 않았다. 잠시후, 치킨이 들어간 국을 모두에게 조금씩 나누어 주었다. 조그만 꼬맹이들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캐나다 에서 그 아이들의 나이면 엄마가 아이를 껴안고 조심스럽게 음식을 떠먹일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선 아이들이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허겁지겁 그 작은손으로 음식을 먹었다. 그 아이들의 모습이 외로워 보여 마음이 아파왔다.

잠시후, 뜨거운 국을 먹으니 목이 더 말랐던거 같다. 목말라 하는 아이들을 그저 지켜 보고있었다. 마침 그때 어디선가 물통하나가 건내져 왔다. 순식간에 아이들이 물통에 몰려들었다. 물을 나눠 주는데, 한컵 먹은 아이가 또 달라고 하고, 물통을 향해 밀고 들어오는 아이들 때문에 더 이상 물을 줄수 없었다. 하는수 없이 물을 다 주지 못하고, 목마른채로 보냈다. 아이들의 그 물 한모금을 향한 소망을 깨뜨린거 같아 또 괴로웠다.

 

음식을 다 먹은후, 우리팀 그리고 그곳 아이들이 먹은 국그릇이 산더미 처럼 쌓였다. 그걸 누가 치우나 보니, 빼빼마른 한 아이티 아줌마가 하고있었다. 그 땡볕아래서의 외로운 설거지가 참 힘들어보였다. 참 아이티에서 하루하루를 산다는건 힘든거구나하고 느꼈다.

 

다시 센터로 돌아갔다. 근데 돌아가자 마자, 아이티 다운타운 구경을 간다고 했다. 땁땁이를 타고 다운타운을 향해 갔다. 전에 느끼지 못한 매연과 먼지 때문에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 였다. 차타는게 그렇게 힘겨운적은 또 그때가 처음이었다. 우리 팀원들은 하나같이 관광사역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다운타운은 정말 많이 복잡했다.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였다. 잠시후 대통령 백악관에 도착하게 되었다. 하얀색의 웅장한 건물 아이티에서 그 건물 하나만 쓸만해 보였다. 굳게 닫힌 백악관의 문을 보니 마음이 어려워졌다. 저 안에는 누가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이티 대통령 얼굴이 한번 보고싶어졌다.

 

그리고 우리는 전망대를 향해 한시간 정도를 땁땁이를 타고 갔다. 지독한 매연냄새 때문에 우리 팀원들의 얼굴에 힘든 모습이 역력했다. 입을 틀어막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렇게 힘겹게 전망대에 도착했을 때... 느낌이 시원했다. 전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와우. 아이티가 한눈에 보였다.  지 목사님께서 한 건물을 가르키시면서, 저곳에서 몇만명의 아이티사람들과 함께 영적집회를 하고 싶다고 하셨다. 마음이 뜨거워 졌다. .. 정말 아이티 땅에 그 영적부흥의 물결이 시작된다면, 그것도 우리 팀원들을 통해 시작된다면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지손을 뻗어 간절한 마음으로 부르짖었다. 하나님 아이티를 고쳐주세요. 아이티를 회복해주세요. 저희를 통해 일해주세요. 또다시 한시간 가량 매연과의 싸움이 있은후 우리는 센터에 도착했다.

 

깨끗한 공기를 마실수 있다는게 행복인걸 또 처음 깨달은 것 같다.

그렇게 그날도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