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선교후 일정보고] 둘째날

2011.06.30 10:14

김지원 조회 수:1331

[둘째날]

 

시티솔레이를 간다고 했다. 아침 식사를 부랴부랴 하고 또 땁땁이를 타고 시티솔레이로 향했다. 대충 설명은 이랬다. 아이티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중 하나라고 그곳에서 의료사역과 어린이 사역을 하러 우리 선교팀은 갔다. 대체 얼마나 가난할까? 거기서 뭘 하게 될까? 아는게 별로 없으니깐 뭘해야 하는지도 모른채 갔다. 그냥 부딪혀 보자 뭐 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드디어 도착.. 쓰레기더미 속의 사람들. 차마 말로 할 수 없이 가난한 그들의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저렇게도 살아야만 할까? 하는 마음에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TV에서나 보던 아이들의 모습.. 불룩한 배에 빼빼마른, 낡아 다 떯어진 옷에 맨발로 유리를 밟고 지나다니는 아이들, 말로 표현이 어려웠다. 그럼에도 천막 한장을 쳐놓고 그곳에서 정말 열정적으로 찬양하는 그곳 사람들의 모습에 마음에 감동이 밀려왔다. 그러나 그중에는 힘이 없어 울고 있는 아이들도 있었다.

 

잠시후 예배가 끝나고, 의료사역팀과 어른들과 아픈 어린아이들만 그 천막에 남아있고, 나머지는 어린이 사역을 위해 따로 나왔다. 그때부터였다. 뭐하지? 가 시작된게 난감했다. 정신을 어지럽게 하는 더위와 아이들의 헐벗은 모습 그리고 신기함과 기대감에 떼를 지어 우리팀원들에게로 몰려드는 아이들 몰랐다 정말로, 무엇을 이 아이들과 해야 하는지. 그래도 우리가 준비했던 풍선들을 급히 준비했다. 그래..풍선으로 시작하자 그렇게 풍선을 나눠주기 시작했는데, 아이들이 우리 팀들을 밀고 자꾸만 가까이 오는 바람에 우리는 벽에 붙어서 손조차 제대로 움직일수 없었다.

 

그곳 신학생들의 통역과 도움으로 아이들과 우리 팀원들 사이에 조금의 공간을 얻어냈다. 그리고는 풍선을 나눠줬지만 질서도 잡히지 않고 통제가 되지 않았다. 해도 해도 끝이 나질 않았다. 뭔가 실패했다라는 느낌을 어쩌지 못한채, 여전히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버려두고 다음 순서로 넘어갔다. 율동을 하기 시작했다. 싹트네..싹트네 그 더위속에서 싹이 틀까? 그래도 그 율동을 하자 아이들은 참 열심히도 따라 했다. 너무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 비록 배고픔에 배는 튀어나오고, 빵 한 조각에 목숨을 걸만큼 절박한 상황속에 있지만 이상할만큼 우리가 웃으면 웃었다. 너무 가진게 많은 우리를 보면 화를 내고 미워할법도 한대 너무 친절했다. 그러나 그 땡볕아래 율동도 아이들을 온전히 컨트롤 할수없었다. 점점 우리 팀원들은 당황했고 결국 게임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몇백명의 아이들과 무슨 게임을 한단 말인지

 

게임을 하려고 두팀으로 나눴다. 한팀은 줄넘기를 하고 다른 팀은 또다른 게임을 하고 그런데 오래 가지 못했다. 그리고 나중엔 정말 팀원들이 각각 흩어져 때론 붙어서 뭘할지를 모른채 멍하니 아이들이 잡는 손만 어색하게 잡고 있었다. 너무 덥고 뜨거워서 더 이상 못견딜 것 같았다. 캐나다에선 이해할수 없는 뜨거움이었다. 그런데도 아이들은 그늘에 관심보다 우리 팀원들에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잠시후 빵을 나눠주려고 빵봉지를 들었는데, 순식간에 빵이 사라졌다. 모든 아이들이 달려들어 그 빵한조각에 목숨을 걸었다. 봉지를 위로 들자, 봉지 밑을 손으로 뜯어서 라도 가져가 버렸다. 어린 아이들은 하나도 가져가지 못했다.

 

계속해서 빵을 달라고 하는 아이들, 그러나 줄수 없었다. 빵은 너무 적은데, 아이들은 너무 많았다는 것이 핑계였다. 자기 배를 가르키며 배고프다 하는 그 꼬마들에게 무슨 말을 하겟는가 유리조각 투성이인 바닥에 맨발로 다녀 너무 힘들어 신발하나만 달라고 계속조르는데도 줄수없었다 준비해간 신발이 없었기 때문이다. 회의감이 들었다. 대체 왜 이곳에 보내셨을까? 우리의 존재가 이들을 더 고통스럽게 했다. 우리 때문에 이들은 더 힘을 빼야 했고 실망과 아픔을 겪어야 했다. 빵을 주겠다고 지키지 못할 약속도 했고, 놀아주겠다며 땡볕에 아이들을 땀흘리게 했다, 그럼에도 목마르다는 아이들에게 물을 주지 않았다. 차라리 오지 않았더라면, 그 아이들도 우리도 더 좋았을것을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 처참한 상황속에서 여전히 더워 멍하게 서있는데, 갑자기 목사님께서 긴급 후퇴를 하자는 것이다. 차로 다 올라타라고 하셨다. 한편으론 그 실패감과 좌절감에 마음이 너무 어려웠지만, 또 다른 한편으론 육신적으로 너무 지치니깐, 살았다.. 이런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시티 솔레이를 떠나는데 아이들이 차에 매달렸다. 그리고 여전히 배를 가르키며 배고프다하는 아이들 매정하게 아이들을 떼어나고 달렸다. 그렇게 도망나온 우리 팀원들 알고보니 백목사님이 우리의 모습을 지켜보시다가 나가주는 것이 도와주는것이라고 하셨다고 한다. 그렇게 우리는 긴급 후퇴를 하였고.긴급회의를 가졌다. 한사람씩 물었다 실패의 원인이 뭔가? 여러 답이 있었다. 뭘해야 할지 몰랐다. 팀원들끼리 놀았다. 기도가 부족했다. 다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실패의 원인은,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 하지 못했던것이다. 우리힘으로 해보려 했지만 그곳은 절대 우리힘으로 어떻게 할수 없는 곳이었다. 하나님을 철저히 의지하기로 다짐하고서 우리는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그날 밤도 여전히 더워 잠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 질문과 함께.. 하나님 도대체 왜..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