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30 10:14

"느림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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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미학"

   

신천옹이란 새를 아십니까?

신천옹은 슴새목(Procellariiformes) 알바트로스과(Diomedeidae)의 거대한 새로써 몸길이가 84~91cm지만 날개를 펴면 2.3~3.7m에 이르는 북태평양에서는 가장 덩치가 큰 알바트로스 종류의 새입니다. 영어 명으로는 짧은 꼬리 알바트로스(Short-tailed Albatross)라고 불리며 신천옹과 같은 종으로는 라이산 알바트로스(Laysan Albatross), 검은발 알바트로스(Black-footed Albatross)등이 있습니다. 신천옹은 주로 해양에서 사는 새여서 육지에는 잘 서식하지 않지만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동안에는 육지에 둥지를 틀고 서식하는 새입니다. 한번 바다에 나가면 5년 동안을 지내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신천옹은 워낙에 큰 새여서 한번 날아오르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날개가 크고 무겁기 때문에 바람을 이용하지 않고는 날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긴 해안을 달리거나 절벽을 이용해서 바람을 큰 날개에 싣고서야 비로소 하늘을 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육지에서는 느리고 뒤뚱이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하기도 합니다. 특별히 육지에 착륙할 때에 자기의 몸을 주체하지 못해서 해변에 구르기도 하는 신천옹을 보면 참 우스운 새란 생각도 듭니다.

 

신천옹이란 새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중학교 시절에 아버님 서재에 있던 "세계대백과 사전"을 호기심에 ''부터 읽기 시작했을 어느 무렵이었을 겁니다. 참 크고 특이한 새인 신천옹이 그렇게 무거운 몸을 날개로 지탱하며 바람을 타고 날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힘을 들여야 하는지를 읽었습니다. 그러나 한번 바람을 타고 하늘에 오르면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새보다 오래 그리고 멀리 날 수 있는 새라는 사실을 읽으면서 가슴 한편에 참 깊은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새들도 제각기 다른 모양으로 하늘을 난다는 것과 그들이 나는 모습이 그렇게 다양한지를 처음 알았고 그 중에서도 거대한 날개를 펴고 강한 바람을 맞아가면서 드넓은 대양을 날아 건너는 신천옹이란 새는 저의 어린 가슴을 벅차게 할 만큼 멋있어 보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도 새 중에서 이 신천옹이란 새를 좋아합니다. 그 모습은 우스꽝스러울지 몰라도 자기의 몸을 가지고 날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아름답고 느리고 힘겹지만 한번 날아 오른 하늘을 가장 멀리 그리고 힘 있게 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우리네 인생도 그러기를 소원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이 땅에 산다는 것이 비록 다른 이들 눈에는 우스꽝스러운 몸을 하고 사는 것 같아 보이고 다소 불편한 것처럼 보이고 남들이 성공하는 발 빠른 성공에 눈 돌리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한번 날아오르면 다른 어떤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우직하고 신실하게 나아가는 것이기를 바랍니다. 태평양을 건너는 새 신천옹은 그 바다를 건너기 위해 때로는 거추장스러웠을 커다란 날개를 가져야만 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가기 위해서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거추장스러울지도 모르는 옷을 입습니다. 남들보다 선하고 순전하며 때로는 손해 보는 듯한 삶을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선하고 신실한 우리의 삶을 통하여 결국 하나님의 나라 그 놀라운 은혜에 보좌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신천옹은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유독 이 새는 일부일처제의 습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 맺은 짝은 평생 그 한쪽이 죽기 전까지 동반자로 함께 살아갑니다. 길게는 6~80년도 사는 신천옹은 그 긴 시간동안을 한 마리의 짝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인간도 한번 결혼하면 길게 살아야 함께 4~50년을 산다고 하면 신천옹은 더 긴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네 그리스도인의 삶도 그러하기를 소원합니다. 한번 하나님의 동행자로 그의 제자로 삶을 시작했으면 죽어서 하나님의 나라에 가기까지 변하지 않고 그 믿음의 자리를 지키며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석지변'하는 세상이지만 우리의 믿음이 변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의 생명을 살리시는 그 하나님의 마음이 변하시지 않는 것처럼 우리도 그 하나님의 백성으로 예수님의 신부로써의 삶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하나님과 함께 하는 것이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지만 또 그와 함께 함으로 그 어려움을 이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거센 바람은 보통의 새가 날기에 위험하고 불편한 것이지만 날개가 큰 신천옹에게는 더 편안하게 날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처럼 우리 인생에 닥치는 고난이나 어려움이 다른 이들의 눈에는 힘겨움이고 어려움일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는 놀라운 은혜의 기회 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신천옹은 한 번에 단 한 개의 알을 낳고 그 새끼를 위해 지극정성인 모성애가 뛰어난 새입니다. 또 이 새 중에 몇 종류는 부화하자마자 바다로 날아가야만 자기의 목숨을 부지하는 새이기도 합니다. 한번 태어난 세상에서 자기의 숙명처럼 하늘을 나는 새가 바로 신천옹인 것입니다. 우리들은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숙명처럼 하나님의 자녀로 이 세상에 물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들입니다. 이 세상을 사랑하지 않아야 우리의 영원한 생명을 유지하는 그리스도인은 어쩌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날갯짓을 평생 하기를 소원하는 사람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느리고 무거운 새, 하늘을 향해 긴 거리를 도움닫기해서 날아오르는 신천옹처럼 우리의 삶이 느리게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긴 인생의 도움닫기를 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멀리 그리고 힘 있게 날아 오늘 수 있기를 오늘 소원해 봅니다. 우리가 날아 갈 곳은 좁은 이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 그 넓은 대양의 하늘이기 때문입니다.

 

  김요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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