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고 바람부는 날

by lfkpc posted Dec 2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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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벌써 잎을 다 떨구고 스스로 겸손하게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자기의 힘이 잎을 다 유지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달고 자기의 몸을 단촐하게 만드는 지혜를 냅니다.

 

어제 밤에는 참 바람이 세게 불었습니다. 낮에는 겨울 답지 않게 따뜻한 비가 내리더니 밤이 되면서 차가운 바람이 무섭게 불었습니다. 이제 겨울이 자기의 힘을 알리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바람을 맞으면서 머리를 스치는 생각에 한동안 깊은 생각에 빠졌습니다.

 

바람이 부는 이유는 차가운 기압과 더운 기압 사이에 공기가 흐르는 것입니다. 겨울에는 북쪽의 차가운 고기압과 남쪽의 더운 저기압이 움직이며 그 사이로 바람을 만들고 비를 만들며 눈을 뿌리는 것일겝니다. 이곳 캐나다는 동,서인지 또 다른 요소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바람은 그 둘 사이에 흐르는 공기입니다. 어제 저녁 그토록 강한 바람이 불었던 것은 낮에 있었던 이상하리만큼 따뜻한 공기와 저녁이 지나면서 몰려오는 차가운 공기 사이게 온도 차이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서로 온도가 너무도 다르니 서로에게 오가는 공기의 흐름 역시 빨랐던 것일테고 덕분에 우리는 세찬 겨울바람을 맞아야 했던 것입니다. 

 

우리네 마음도 아마 그렇겠다 생각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누리는 은혜와 놀라운 경험들 역시 같은 원리가 작용할겁니다.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나니”라고 하던 로마서의 말씀 처럼 우리의 악함이 강할 수록 하나님의 은혜는 더 강력하게 임할 것입니다. 우리의 죄가 거침 없이 드러 날 수록 하나님의 역사하심도 강하게 임할 것입니다. 그래서 악한 우리를 회심 시키시기 위하여 하나님은 놀라운 은혜를 베푸시고 때로는 이적과 기사를 일으키시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예수님의 낮아지심까지, 하나님이신 그분께서 어린 아기의 몸을 입으시고 오셔서 십자가의 죽음을 죽으시기까지의 은혜를 베푸신 것입니다.

 

우리의 악함과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서 그렇게 크고 놀라운 일들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우리의 죄악이 크기에 우리의 악함이 많기에 하나님의 은혜도 놀랍게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반대로 우리에게 혹 이적이 없고 놀라운 은혜의 경험이 없다면 그것 역시 걱정하거나 불만스럽게 생각할 일은 아닐지 모릅니다. 모든 경우가 다 그럴수는 없을테지만 우리의 믿음이 여전하고 하나님의 자녀로 애쓰며 살아가는 삶이 계속되는 동안 우리는 매일 하나님과 동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나님과 함께 있는 동안에는 어쩌면 우리에게는 놀라운 이적이나 기적들이 필요하지 않읅 것입니다. 하나님은 늘 같은 모양으로 따뜻하게 우리와 함께 계시기를 기버하시고 우리 역시 그런 하나님의 사랑을 공기와 같이 호흡하며 살고 있는 것일테니까요.

 

우리의 신앙생활 가운데 별 변화가 없다면 너무 걱정하기보다 감사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무조건 하나님의 살아계심도 의심하고 그 말씀에 순종할 생각도 않한다면 다르겠지만 그렇지 않고 그리스도인으로 살아 가려고 애쓰며 하나님을 알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면 그것이 하나님의 은혜의 풍성함 가운데 거하는 것입니다.

 

따뜻한 날에는 거의 바람이 불지 않는 것 처럼 하나님의 품에 거하는 우리의 삶에는 성령의 강력한 바람이 불지 않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에게 성령의 강력한 바람이 분다면 두가지중 하나 일겁니다. 우리에게 하나님의 일을 맞기시고 힘을 더하시기 위하여서 이든지 아니면 우리가 죄악 가운데서 하나님을 떠나 가고 있기 때문이든지...

 

우리의 신앙 생활에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가능 하다면 그 자리에서 늘 한결같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사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특별한 경험은 없지만 그래도 하나님과 동행하는 즐거움과 평안을 소망하면서 매일 매일을 살아가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가끔은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 오지만 그 때에도 그 비를 피하기 보다 맞으면서 나의 죄를 씻어 내고 나의 연약하고 악한 부분을 드러내어 하나님의 도우심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한결 같은 자리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를 사모하는 삶이면 좋겠습니다.

 

2011년이 그렇듯 2012년도 하나님과 함께 기뻐하는 한해이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