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0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autumn-1817134_960_720.jpg

 


이번 주 목회준비를 위해서 기도원을 찾았습니다. 조용한 숲 안에 다른 이들이라곤 옆방에 오신 목회자 한분이 전부인 곳에서 말없이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넓은 숲속 산책길을 따라 하루 한 두시간을 걸으면서 새로운 사실을 깨닫습니다. 잎이 넓은 숲 속에서 부는 바람의 소리와 침엽수림에서 부는 바람의 소리가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뭐 그것이 그리 중요할까요만은 제게 그 사실은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사람과 대화할 일이 없으니 조금 더 묵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기도할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참 하나님의 마음이 가깝게 느껴집니다. 그곳에서 읽었던 책 가운데 한 구절이 바로 “눈을 뜨고 기도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애니 딜라드라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를 소개하면서 그녀가 자연 속에서 어떻게 하나님을 발견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묵상했는지를 소개하면서 우리도 그렇게 눈을 뜨고 기도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쓰고 있었습니다.

 

그저 단순하게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을 보는 것으로만도 충분히 감사와 기쁨을 누리는 기도가 됩니다. 그러나 그는 조금 더 나아가서 우리 인생의 어렵고 이해하기 힘든 고난도 우리를 둘러싼 자연과 삶의 모습 가운데서 묵상할 수 있는 제목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살아계시며 온 세상을 만드셨고 지금도 우리의 삶에 임재하셔서 함께 하시는 분이시기에 우리가 조금만 귀를 기울이고 주의를 기울여 묵상하면 우리 안에 계신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일상 속에서 하나님이 하신 말씀을 찾을 수 있다면 그 삶은 참 행복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눈을 감고 기도하느라 내 안에 임재하신 하나님을 묵상해 보지 못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내가 어렵고 힙겨운 것들을 말하느라 그분이 우리에게 하신 것들을 둘러 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삶에 약한 부분 때문에 지쳐있느라고 정작 그런 나를 사랑을로 참아주시는 그분의 음성은 들을 틈이 없었는지 모릅니다.

 

자연에도 늘 생명이 넘치는 곳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둡고 습한 곳에는 벌레도 살고 무엇인가 썩어가는 것들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듯이 우리의 인생에도 그에 맡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내가 다 이해하고 인정하든지 혹은 아직 그럴 여유가 없든지간에 하나님은 우리의 주인이시고 우리를 사랑하시며 나와 함께 하시기를 기뻐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조금만 더 눈을 열어 우리 삶에 주어진 은혜들을 바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번 가을은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그 나뭇잎을 바라 보며 그 아름다움에 행복할 수 있는 것 처럼 내 인생 가운데 찾아온 어떤 것들을 통해서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기를 원합니다.

 

손끝에 자극적인 쾌락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잔잔한 기쁨과 행복이 더 자주 생각되는 시간이기를 바랍니다. 

 

낙옆송은 그 가는 잎을 가을이 되면 노랗게 떨굽니다. 그리고 그 떨어진 잎들은 지나는 길을 환하게 비춰줍니다. 그래서 그 숲에 들어서면 주위보다 더 환한 느낌을 받습니다. 잎은 떨어지지만 주위를 밝히는 그런 위로와 기쁨이 우리에게도 있기를 원합니다.


  1. 감각은 느리고 시간은 빠르고

    2005년 여름이 시작될 무렵 처음 아이들과 아무런 정보도 없이 캐나다 런던 땅을 밟았습니다. 윤호윤 장로님이 디트로이트에서 픽업해 주셔서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 교회 선교관으로 온것이 런던제일장로교회를 처음 만난 시간이었습니다. 첫날 저녁 늦게 ...
    Date2022.02.15
    Read More
  2. 봄은 힘이 많다

    겨울이 깊습니다. 지난주는 눈도 많았고 춥기도 많이 추웠습니다. 그래도 어느새 2월이 되었고 입춘도 지나갑니다. 꽤 여러번의 겨울을 지나가지만 점점 더 겨울은 춥고 외로운 계절이란 생각이 듭니다. 청년 때에는 겨울에 혼자 산에 올라가고 추운 바닷가에...
    Date2022.02.08
    Read More
  3. 손과 발로 고백하는 믿음

    좋아하는 글귀중에 머리보다는 마음을 나누는 것이 그리고 마음을 나누는 것보다는 손과 발로 사랑을 나누는것이 더 아름다운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말하는 글이 있습니다. 관계에 대한 꽤 깊은 통찰을 보여주는 마틴 부버의 “나와 너”를 읽으면...
    Date2022.01.27
    Read More
  4. 새해 결심

    류시화시인의 새해 결심이라는 글입니다.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은 말하지 말 것 ‘논 숨 콸리스 에람 - 나는 과거의 내가 아니다’ -이 말을 수첩 앞장에 적어 놓을 것 물을 더 많이 마실 것, 길이 어디로 데려갈 것인지 잊고 여행할 것 자서전은 직...
    Date2022.01.12
    Read More
  5. 믿음으로 살아가기

    작년 한 해를 시작하면서 올해는 하나님의 날개 아래 거하는 교회이길 기도하였습니다. 교회뿐 아니라 개인의 삶도 코로나라는 경험해 보지 못한 시국에 하나님의 날개 아래에 보호받고 인도되는 삶을 살기를 바랬기 때문입니다. 벌써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해...
    Date2022.01.05
    Read More
  6. 벌써 봄을 기다리며

    한 해를 마무리해 가는 12월입니다. 성탄의 계절이고 또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시간들입니다. 날은 빨리 어두워지고 또 춥습니다. 활발하게 움직이기 보다는 조용히 생각에 잠기는 시간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겨울은 돌아봄의 시간이자 기도하는 시...
    Date2021.12.21
    Read More
  7. 기억, 잊음

    오늘 뉴스에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컴퓨터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떳습니다. 대기업이나 인터넷 쇼핑, 개인 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사용되지 않는 곳이 없는 소프트웨어가 헤킹 위협에 노출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떤 프로그램 된 채팅 메시지를 ...
    Date2021.12.17
    Read More
  8. 불편함을 즐기면

    12월이 되고 겨울이 되면서 꽤 추운 날씨가 시작됩니다. 런던의 겨울이 비교적 해가 적고 눈이 많은 날씨여서 그런지 몰라도 겨울이 시작되면서 벌써 여름이 그리워집니다. 낙엽이 져버린 나무들에 빨리 새싹이 돋고 더운 공기에 시원한 바람이 불면 좋겠다 ...
    Date2021.12.07
    Read More
  9. 내가 되고 싶은 것

    미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소설이지만 정작 읽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책입니다. 저도 그 내용을 다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그 안에 있는 주인공 홀든의 말을 의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
    Date2021.11.23
    Read More
  10. 종교개혁주일

    1. 올해는 마틴 루터(Martin Luther)가 독일 북부 비텐베르그에서 종교개혁을 일으킨지 504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매년 기독교회는 10월 마지막 주일을 종교개혁주일로 지키며 그 의미를 되새기고 있습니다. 이미 오랜 일이자 개혁교회는 종교개혁이란 기념일...
    Date2021.11.0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59 Next
/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