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되고 싶은 것

by lfkpc posted Nov 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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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소설이지만 정작 읽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호밀밭의 파수꾼”이라는 책입니다. 저도 그 내용을 다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그 안에 있는 주인공 홀든의 말을 의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홀든은 사립하교에 다니고 있었지만 적응을 하지 못하는 아이였고 변호사인 아버지나 유명 작가인 형을 통해 현실에 타협하는 삶에 염증을 느끼고 있습니다. 집을 떠날 결심을 하고 동생을 만난 자리에서 그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내가 진짜로 되고 싶은 것은...... 호밀밭의 파수꾼이야......넓은 호밀밭 같은 데서...... 놀고 있는 수없이 많은 아이들이 있을 뿐 주위엔 아무도 없어. 나 이외에는 어른이 아무도 없단 말이야. 나는 위험한 벼랑 끝에 서 있는 거지. 내가 하는 일이란 누가 잘못해서 벼랑으로 굴러 떨어지는 일이 생기면 그 애를 붙잡아주는 거지. 말하자면 애들은 어디를 달리고 있는지 보지도 않고 뛰잖니? 그런 때에 나는 어디선가 재빨리 달려나와서 그 애를 잡아주는 거야. 하루 종일 그 일만 하는 거라구. 즉, 호밀밭의 파수꾼이지. ......내가 정말 되고 싶은 건 그것밖에 없는걸......” 
                                              - J.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중에서

 

홀든은 삶의 본질이나 직업의 본질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차라리 일상적이지만 그 안에서 잘 사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도 동생 때문에 집을 떠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조금씩 현실을 인정하게 되기도 합니다.

 

현대에 이르러서만 이런 고민이 있는 것은 아닐것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본질을 잊어버리고 현실에만 급급하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생이라면 한번쯤 나의 인생의 본질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 홀든이 동생에게 말하는 내가 되고 싶은 것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꿈이기도 하지만 삶의 진지한 본질을 고민하는 질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이 땅을 살아갑니다. 현실은 늘 그렇듯이 우리를 빠르게 흔들고 바쁘게 만들어 갑니다. 해야 할 것들과 얻고 싶은 것들이 많기에 지금 나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순간이 하나님 앞에서 구원 받은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시간들임이 분명합니다.

 

우리는 무엇이 되기를 원합니까? 하나님이 보시기에 우리의 삶은 어떻게 살아가게 되기를 소워너하고 있는지 물어봅니다. 원칙과 이상에만 국한되지 않고 현실 안에서 이 질문은 작은 파장을 일으키는 질문이 됩니다. 내가 가장 바라는 것과 나의 삶에 의미 있는 무엇을 찾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크고 위대한 무엇을 하느라 작고 소중한 것을 잃어 버리는 것은 아니기를 바랍니다. 오늘 이 시간 내가 소주잏 여기는 가치를 따라 성실하게 살아가는 삶이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가정과 교회를 통해서 내가 누리고 또 도우며 살아가는 것이라면 더욱 좋겠습니다.

 

일상을 잃어버린 시간을 지나갑니다. 코로나 이전의 시간들이 그립기도 하고 언제 다시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늘 이 시간도 하나님 앞에서 내가 살아가야 할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지나고 나면 아쉬워할 시간들이고 놓치고 나면 그리운 관계들일 것입니다. 지금 내게 주어진 관계에 진실하고 나의 시간에 성실하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은 그런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는 우리에게 오늘도 은혜를 베푸시고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십니다. “나는 너를 잊지 않았고 늘 기억하노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나를 믿음의 자리에 설 수 있게 하는 힘이기를 원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그 살아계신 하나님의 뜻을 가르치고 우리에게 그 백성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안내합니다. 다른 세상의 가치와 현실에 부대끼다가 정작 나의 가장 소중한 시간을 허비 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나의 삶에 오늘은 너무도 소중하고 중요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이자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기쁨을 누리를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그리스도인으로 내게 주어진 시간을 성실하게 또 감사함으로 살아 가기를 기도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함게 이 땅에 교회가 되고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는 관계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