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14 10:34

희망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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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회로라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 한국 청년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말이랍니다. 오늘도 여전히 힘겨운 현실을 바라보면서 매일 희망회로를 돌려서 용기를 얻는 다고 말합니다.

 

예전에 마인드커트롤이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같은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스스로를 격려하는 말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렇게라도 해야 힘겨운 현실을 살아 갈 수 있다는 반증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매일 야근에 친구를 만날 시간도 없이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와서 “그래도 야근으로 받은 수당이 있기에 일하지 않고 친구를 만나는 사람들 보다 이익이다.”라고 희망회로를 돌렸다고 말합니다. 또 다른 이들은 결혼하지 못하는 현실을 오히려 혼자 지내면 생활비를 아낄 수 있으니 좋다는 식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위로하는 말로 현실을 이겨내는 것을 자기들끼리 희망회로를 돌린다고 표현합니다. 마치 희망을 만들어 내는 회로를 가동해서 만들어 내듯 힘겨운 자신의 삶에 스스로 희망을불어 넣는 청춘을 보는 것이 안스럽습니다.

 

어디 청춘만 그렇게 힘이 들까요? 노년의 삶은 그 자체로 어렵고 힘겹습니다. 자녀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자식을 바라보느라 힘겹고 직장에서 일터에서 땀흘리며 수고하는 이들에겐 또 그렇게 살아가는 하루가 힘겹습니다. 

 

그래서 어떤 인디밴드는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노래합니다. 자꾸 힘내라고만 말하는 세상에서 이제는 꼭 그렇게 억지로 힘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줍니다. 그저 오늘 그렇게 하루를 쉬어도 된다고 힘을 내서 바쁘게 달리지 않아도 된다고 노래합니다.

 

길을 가다가보면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서는 많은 거리를 걸어야합니다. 그리고 결국 그 길을 다 가야만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목적지만을 생각하다가보면 오늘 내가 걷고 있는 길이 너무 힘들기만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 내가 걷는 길을 잘 바라보며 걷기를 소망합니다.

 

조금 쉰다고 더 나아지거나 천천히 간다고 오히려 더 빨리 가게 되지는 않습니다. 힘내라고 말하거나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상황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희망회로를 돌려도 현실이 변하거나 어려움이 사라지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오늘을 살아야합니다.

 

모두가 같은 상황에 있는 것은 아니어서 다 이해한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가 사는 삶은 그 하루가 각자 가진 힘겨움을 지고 걷는 걸음일 겁니다. 그런 걸음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싶습니다.

 

위로자라는 이름을 가지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함께 하시기 위해 걸으신 길에서 오히려 소망을 얻습니다. 그분이 그렇게 십자가를 지시고 걷던 골고다의 길도 참 힘겨웠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그 길이 처참하고 슬픈 좌절의 길은 아니란 생각을 합니다.

 

아프고 힘겹지만 사랑하는 우리를 위해 한발 한발 힘있게 걸으시며 우리를 용서하시고 영광을 향해 걸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걸음이 나를 향한 걸음이셨기에 오늘 그분의 걸음 위에 내 발자국을 올려 놓기를 원합니다.

 

아직은 그 영광을 다 알지 못하고 그 사랑을 가지지 못했지만 그래도 그분이 가신 길에 함께 서기를 소망합니다. 아주 못난 모습으로라도 그분과 같은 길을 걷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희망회로를 돌려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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