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30 10:14

콘트라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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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베이스

                                                                                                         김요환

교향악을 연주하는 악단에 보면 현악 파트의 가장 뒷쪽에 가장 큰 크기의 악기를 연주하는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특별히 튀지 않고 또 독주할 경우도 없는 배경과 같은 악기가 바로 콘트라베이스란 악기일겁니다.

일전에 "향수"라는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져서 유명한 파트리크 쥐스퀸트의 첫 작품의 제목이 바로 "콘트라베이스"이다. 그는 모노드라마 형식의 희곡 작품을 통해서 자기의 몸보다 큰 무게의 짐을 지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교향악단에서 콘트라베이스를 연주하는 연주가입니다. 혼자 앉아서 음악을 들으며 그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혹시 교향악단의 연주 가운데서 콘트라베이스의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느냐고 말입니다.

분명히 교향악단에서 중요한 악기이고 없어서는 않되는 악기가 분명하지만 전혀 드러나지 않는 악기인 베이스를 연주하는 연주자의 이야기는 악기와 연주의 이야기에서 자신의 삶에 대한 애환으로 이어집니다.

자기의 삶 역시 자기가 연주하고 있는 악기와 별 다르지 않아서 주목받기보다는 분명히 열심히 살아가고 연주하지만 별로 의미가 없어 보이는 삶이라는 것이지요. 그는 사랑에서도 그러하다고 말합니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인 오페라단의 소프라노를 향해 자기의 존재를 드러내고 싶지만 여전히 그는 악단의 뒷쪽에 서 있는 콘트라베이스 연주자 일 뿐입니다.

우리의 삶도 때로는 같은 고민을 느낍니다.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열심히 노력하여 살지만 여전히 다른 이들 처럼 각광 받는 위치에 서기보다는 이름도 없이 그저 여전한 삶의 무게만을 지고 살아간다고 느낄 때에 그러하겠지요.

그러나 콘트라베이스주자가 자기의 연주를 멈추고 아무도 모를 것이라 생각하였을 때 전체 교향악단의 연주가 멈출 수 밖에 없었던 것 처럼 우리의 인생도 각광 받는 자리에 서 있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아서 나 하나쯤은 그리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지라도 나의 삶, 그 자리로 인하여 완성되는 그림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의 삶은 그런 의미에서 하나님의 만드신 창조의 목적에 그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나를 부르시고 사랑하셔서 당신의 백성 삼으시고 그의 자녀로 만드셔서 이 땅에서 당신의 맡기신 일들을 하도록 하신 하나님을 알기에 그러합니다.

현재의 내 삶의 자리가 어디인지 혹 다른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내가 어떤 각광받는 위치에 있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우리의 인생은 하나님의 소중한 인생입니다.

문제는 그러한 우리 인생의 의미와 자리는 결국 우리를 창조하시고 현재 우리의 삶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알아야 온전히 깨닫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자연인으로 나의 삶의 의미를 깨닫고자 해도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을 만드시고 의미롭게 하신 분이 하나님이신데 그분을 알지 못하고 그분의 뜻을 알지 못하면서 나의 삶의 의미를 어디서 찾을 수 있단 말입니까?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다면 또 나의 삶이 지금 어떤 의미로 세워지고 있는지 또 세워지기를 원하시는지를 아는 방법은 나를 만드시고 지금의 자리에 세우신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 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분이 나를 왜 그 자리에 놓으셨는지를 알게 된다면 비록 나의 현재가 어쩌면 드러나지 않는 자리에서 아무런 존재감 없는 것 같아 보인다 할지라도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교향악단에서 그 어떤 악기가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때로 중요하게 생각되고 솔로곡을 연주하기도 하지만 그 역시 교향악단의 일부입니다. 그들이 자기의 역할을 감당해야 비로소 교향악은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자기의 맡은 부분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그 부분의 소리가 크고 작고를 떠나서 자신의 파트를 온전히 소화 할 때 비로소 음악은 힘을 얻고 생명을 얻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네 삶도 하나님이 동일하게 만드셨습니다. 나의 역할이 세상에서 보기에 어떠하든지에 관계없이 한 가정의 남편과 아내로 또 아버지와 어머니로 세우신 하나님의 맡기심과 아들과 딸로 또 교회의 구성원으로, 나아가 이 세상 가운데 만나는 많은 이들의 친구와 이웃으로 세우신 그 세우심에 합당하게 서 있는 다면 우리는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가장 소중한 인생을 살아 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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