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17 14:18

나의 약함을 인하여

조회 수 170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김요환

 

“약할 때 강함되시네 나의 노래가 되신 주 주나의 모든 것” 찬양이 입에서 맴돕니다. 은혜가 풍성해서가 아니라 지독하게 약해서 그렇지 싶습니다.

 

우리는 자주 나의 약함을 인하여 불안해 하고 짜증내며 힘겨워합니다. 특별히 그것이 나 스스로 깨닫는 것이라면 다행이지만 누군가가 나에게 말하여 주는 것이라면 참 견디기 힘들어 합니다. 내가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기 이전에 나의 연약한 부분을 들켰다는 자존심 상함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약함은 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항변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큰소리치고 답답해하고 나서는 결국 나의 깊은 나약함으로 빠져 들어갑니다. 아무리 소리쳐보아도 결국 나의 약함과 악함은 줄어들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니까요. 만약 내가 말하고 외친 것처럼 내가 단점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렇게 분노할 이유도 없었을 겁니다.

 

사실 말을 순화해서 약하다고 표현했지 실상은 악한 것이고 죄악된 것이 맞을 겁니다. 어쩌면 내가 만나는 상황이 그토록 답답하고 처참한 것이기도 할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힘겨워합니다. 하나님이 살아계시다면 이 상황에서 나를 벗어 나게 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기도 하구요. 또 나의 악한 모습에는 단 한번의 하나님의 긍휼을 위해 기도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내가 어려워하는 상황을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문제는 그렇게 문제를 벗어나고 나서입니다.  나의 상황이 바뀌면 나의 기도도 바뀝니다. 우리의 마음도 바뀌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간절함은 사라지고 나의 연약함과 완악함에 대한 고백도 사라집니다. 그 자리엔 오히려 내가 스스로를 지킬 자존심이 자리하게 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 앞에 무엇인가 그럴듯한 존재로 다시 서게됩니다.

 

그래서 다시 누군가가 나에게 억울한 이야기를 한다 싶으면 또 분노하고 좌절하는 자리에 서는 것입니다. 계속된 반복과 실패가 우리 인생일겁니다. 하나님은 그런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그 성품을 알아가기까지 거듭 말씀하시고 가르치시며 자라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산다는 것은 오히려 나의 약함을 자랑으로 알고 사는 것입니다. 어쩌면 나의 악함과 약함을 인하여 오히려 하나님을 찬양하는 삶을 사는 것이 우리의 삶일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애를써도 육체를 입은 우리의 삶은 약하고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당신의 긍휼과 사랑을 베풀어 주시는 것입니다. 심지어 우리의 연약함이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담는 그릇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만약 우리가 악하고 약하지 않다면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고 그로인하여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지도 못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영광이야 우리가 드러내든지 그렇지 않든지 조금도 바뀌거나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하나님은 당신의 영광을 위하여 우리를 창조하셨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영광을 드러내는 도구로 하나님을 닮은 우리를 선택하셨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영광을 드러내는 방식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도우시는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도무지 다른 이들은 기뻐하지 못하고 즐거워 할 수 없는 상황속에서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해 기뻐하는 것을 통해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죄악과 연약에도 불구하고 긍휼을 베푸시고 용서를 베푸시는 하나님을 고백함으로 하나님에게 영광을 돌릴 수 있습니다. 나로 말미암지 않고 하나님을 인한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 전함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강하고 완전하기에 하나님은 사랑하라고 명령하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능력이 있고 힘이 있기에 다른 이들을 섬기라고 요구하지도 않으십니다. 오히려 우리가 약하기에 또 부족하기에 다른 이들을 도우며 섬기는 과정을 통해 하나님의 도움을 경험하라는 것입니다. 그 경험이 바로 하나님을 아는 힘이 될 것이고 그 긴 과정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을 알아가고 교제하는 즐거움을 베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공동체로 그 자녀로 세워지는 것이 이 땅에서 우리에게 향하신 하나님의 뜻임을 고백합니다. 우리들이 그 자리에 서기를 원합니다. 연약한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를 의지함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배우고 나누는 자리 말입니다.


  1. No Image

    비오고 바람부는 날

    나무는 벌써 잎을 다 떨구고 스스로 겸손하게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자기의 힘이 잎을 다 유지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달고 자기의 몸을 단촐하게 만드는 지혜를 냅니다. 어제 밤에는 참 바람이 세게 불었습니다. 낮에는 겨울 답지 않게 따뜻한 비가 내리더니 ...
    Date2011.12.24
    Read More
  2. No Image

    배움과 나눔

    가끔 나는 왜 이렇게 다른 이들이 읽을 글을 부끄럼 없이 쓰는 것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목사로 사는 것과 그리 멀리 떨어진 이야기는 아닌듯 싶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이로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너...
    Date2011.12.15
    Read More
  3. No Image

    행복하게 하는 비용

    김요환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는데 과연 얼마의 비용일 들까요?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비용이란 말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그리 눈 앞에 그려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일상에서 누군가로 인해 행복해 하고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노력하기도 ...
    Date2011.12.06
    Read More
  4. No Image

    나의 약함을 인하여

    김요환 “약할 때 강함되시네 나의 노래가 되신 주 주나의 모든 것” 찬양이 입에서 맴돕니다. 은혜가 풍성해서가 아니라 지독하게 약해서 그렇지 싶습니다. 우리는 자주 나의 약함을 인하여 불안해 하고 짜증내며 힘겨워합니다. 특별히 그것이 나 스스로 깨닫...
    Date2011.11.17
    Read More
  5. No Image

    교 회

    박영선 목사 / ‘신앙 클리닉’중에서 교회는 경영합리화를 적용하는 곳이 아닙니다. 십만원 드는 일을 오만원이 들도록 경영합리화를 하고 열 사람이 할 일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세 사람이 하게 하지 않습니다. 오만원 드는 것을 오십만원 들게 하고 다섯명...
    Date2011.11.03
    Read More
  6. No Image

    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잘스(JAARS) 센터(Jungle Aviation and Radio Service) 잘스센터는 1948년에 설립되어, 지난 60년 동안 성경번역선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곳입니다. 노쓰 캐롤라이나(North Carolina) 왝소(Waxhaw)에 위치한 이 센터의 사역은 주로 성...
    Date2011.10.28
    Read More
  7. No Image

    아버지와 아들

    82세의 노인이 52세 된 아들과 거실에 마주 앉아 있었습니다. 그 때 우연히 까마귀 한마리가 마당의 나무에 날아와 앉았습니다. 그래서 늙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아들아~ 저게 뭐냐?” 그러자 아들은 다정하게 대답합니다. “네, 아버님, 까마귀입...
    Date2011.10.18
    Read More
  8. No Image

    느리게, 감사하며

    늦게 온 소포/고두현 詩 밤에 온 소포를 받고 문 닫지 못한다. 서투른 글씨로 동여맨 겹겹의 매듭마다 주름진 손마디 한데 묶여 도착한 어머님 겨울 안부, 남쪽 섬 먼 길을 해풍도 마르지 않고 바삐 왔구나. 울타리 없는 곳에 혼자 남아 빈 지붕만 지키는 쓸...
    Date2011.10.18
    Read More
  9. No Image

    현재,하나님이 허락하신 기쁨

    “돈이 없어 못 사잡수시는 분은 누구든지 서슴없이 말씀하시면 무료로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지하철 관악역 근처에 있는 작은 분식집겸 청과물상에 걸려 있는 큼직한 간판입니다. 가게 간판은 있는지 없는지 겨우 몇사람 들어 갈 만한 작은 크기의 가게 안으...
    Date2011.10.04
    Read More
  10. No Image

    우리안에 남은 하나님 형상

    황대권님의 ‘함부로 땅을 뒤엎지 말라’는 글을 읽습니다. 야생초 화단을 관리할 때 특히 주의할 점은 함부로 땅을 뒤엎지 말라는 것이다. 씨앗을 심더라도 심을 자리만 살짝 들어내어 심는다. 땅을 뒤엎으면 토양생태계가 혼란에 빠지고 결국은 화단 전체에 ...
    Date2011.09.2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4 45 46 47 48 49 50 51 52 53 ... 59 Next
/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