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19 10:08

기다림이 그리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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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종이에 그리는 것은 그림이라 하고, 마음에 그리는 것은 그리움이라고 한답니다. 글로 그리고 그저 생각으로 기다리는 기다림은 평범한 인생이고, 마음으로 그리고 확신으로 기다리는 기다림은 구원을 이루는 인내일겁니다.”

 

믿음의 사람 아브라함이 그의 아들을 백세나 되어 얻은 이야기를 읽다가 이렇게 쓴 것을 보았습니다. 마음에 작은 울림이 있습니다. 글을 읽는 다는것은 그런 즐거움을 만나 기쁨을 맛보는 일입니다.

 

청년 시절 미대 다니는 선배를 따라 가끔 그림을 보러 다니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 분위기가 좋아서 그리고 차츰 그림이 주는 울림을 찾아서 가곤했지만 그림들이 드러내는 것을 잘 이해하지는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래도 마음에 떠오는 감정과 생각들을 손으로 화폭에 담아내는 이들을 보면 참 부럽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마음에 좋은 생각이 떠올라와도, 깊은 울림이 있어도 그것을 표현해 낼 손이 없으면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반대로 기술은 있으나 마음이 없고 영혼이 없으면 그림은 그저 장식에 불과하게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이들을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그림도 그러하지만 우리 마음에 그리는 그림을 볼 줄 아는 것은 더욱 부럽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심상에 하나님의 허락하신 사랑과 믿음을 그려내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절로 고개가 숙여지기도 하고 한편으로 샘이 나기까지 합니다.

 

내 삶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지고 있을까를 생각하면 부끄럽습니다. 열심을 다해 살아가고 나의 믿음을 삶에 그려내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큰 그림의 넉넉함이 아니라 간혹 잘못 그려진 붓자국이거나 얼룩을 만들어 내고 만 물감 자국일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 실수나 실패들을 보면 전체 그림을 그려 나가는 일에 힘이 빠져 버리기도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삶을 살아가며 그 삶 위에 나의 믿음을 그려 내려고 노력합니다. 그 옛날 믿음의 선진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나도 힘을 내어 믿음의 그림을 그려 내기를 바랍니다.

 

믿음을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라고 하는 말씀을 좋아합니다. 그것이 바로 그 믿음이 나의 소망이 되고 그 소망이 아직 이루어 지지 않았음에도 이루어 지기를 사모하며 기다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치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약속을 믿음으로 그의 본토친척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낫선 땅으로 나아갔던 것처럼, 또 백세나 되어 이제 더 이상 자식을 나을 수 없는 나이가 되기까지 하나님의 언약을 사모하며 기다렸던 것처럼 말입니다.

 

나의 삶은 그만한 믿음을 드러낼 자신이 없습니다. 훨씬 작은 일에 좌절하고 지쳐하며 때로는 감정이 오락가락하는 약한 인간입니다. 그래도 오늘 나의 삶이 그리는 그림이 믿음의 기다림이기를 바랍니다. 나의 눈에 또 다른 이들의 눈에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조금씩 내 속에서 확인되고 고백되는 믿음의 그림이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면서 이번 9월을 맞이할 때 작은 기다림이 생겼습니다. 우리 교회를 향하여 하나님이 바라시는 것들에 대한 기대입니다. 아직 정확히 무어라 말하기 어렵고 또 실체가 명확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소망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찬양하는 공동체가 드러내는 기쁨, 그 구원의 감격이 우리의 삶을 덮어 풍성하게 만들어 가시는 은혜, 그 하나님의 능력이 우리들을 통해 이 땅에 선포되는 기대를 가집니다.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향해 나가는 사람을 Visionary라고 부릅니다. 저는 미래 대신에 하나님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나의 눈이 아니라 하나님의 눈으로 교회를 바라보며 하나님의 지체들을 바라보는 사람이기를 원합니다.

 

함께 기도하며 그 꿈을 꾸게되기를 바랍니다. 그 하나님의 기대가 우리에게 이루어지기를 믿음으로 기다리기를 바랍니다. 그 기다림이 우리의 삶에 그려질 때 우리는 이미 하나님의 멋진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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