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2 10:35

감사한다는 것

조회 수 9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cornfield-1501477_960_720.jpg

 


추수감사주일입니다.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고 깊이 생각에도 잠겨봅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야 추수감사라는 것이 체감되는 것도 아니긴하지만 그래도 가을에 단풍이 들고 열매들이 결실하는 것을 보면 저절로 평안해지고 감사의 마음이 일어납니다.

 

감사한다는 것은 어떤 모양으로 나타나고 전해지는 것일까를 생각합니다. 특별히 하나님께 감사한다는 것은 나의 어떤 것으로 드러나고 확인 할 수 있을까요. 감사의 찬양을 드리고 감사헌금을 드리며 마음으로 감사하다고 고백해봅니다. 그래도 이내 눈 앞에 보이는 현실이 그것들을 쉽게 덮어버리고 맙니다.

 

하나님의 구원이 감사하고 그 은혜가 놀랍습니다. 그 기쁨이 조금 더 오랜동안 내 속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묵상하는 시간을 통해서 하나님의 만드신 세상을 바라보면서 그 안에 계신 하나님의 잔잔한 손길을 조금 더 자주 느끼면 좋겠습니다. 그러다가 그 모든 순간에도 늘 동일하신 하나님을 생각합니다.

 

창세전에 천지를 창조하실 그 때로부터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고 사랑하신 인간들이 하나님을 떠나 죄를 범하고 악하게 살고 있을 때에도 하나님은 그들을 보고 있었습니다. 금방 손을 대시거나 고치지 않으시고 오랜 시간동안 때론 말씀하시고 사정하시면서(?) 우리를 기다리셨습니다. 

 

사랑하는 아들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시고 그 모든 죄를 지고 십자가를 지실 때에도 하나님은 그저 묵묵히 바라만 보셨습니다. 그 사랑이 세상을 변혁시키고 이 땅에 하나님의 교회들이 일어 날 때에도 또 시간이 지나 그 교회들이 다시 어리석은 길로 향해 가고 있는 순간에도 하나님은 기다리시고 있었습니다.

 

내가 어린 시절 철없는 고백으로 하나님을 찬양할 때 하나님은 마음 깊은 곳에 행복을 심어 주셨습니다. 마음을 부드럽게 하셔서 작은 것에도 아파하고 괴로워 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러다가 키가 자라면서 마음은 단단해지고 아니 딱딱해지고 왠만해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었지만 죄에 대해서 세상에 대해서도 그렇게 딱딱한 마음으로 대하게 되었습니다. 그 모든 순간 하나님은 여전히 묵묵히 나를 바라보시면서 기다리시고 가끔 어깨를 토닥이실 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잊으면 괴롭고 내가 사랑하는 자녀가 나쁜 길로 빠지거나 심각한 고통 속에 있으면 함께 괴롭고 힘겨운게 당연할텐데 하나님은 그 모든 순간을 그저 묵묵히 바라보시고 있을 뿐이십니다.

 

누군가에겐 그 변함없으신 하나님의 성품이 어렵고 힘들지만 적어도 제겐 그런 하나님이 좋습니다. 그 덕분에 나를 돌아볼 기회가 생기고 또 부끄럽지만 돌아갈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됩니다. 하나님이 이렇게 긴 시간을 기다리시는 것은 아마도 나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감사주일을 묵상하면서 그 하나님을 다시 생각합니다. 오늘도 하루가 다르게 각양 색으로 물드는 나뭇잎을 보면서 묵묵히 기다리시지만 여전히 온 세상의 주인이심을 확인 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잊지않고 하나님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감사한다는 것은 먼저 감사의 대상을 떠올리고 그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대상이 나에게 실제가 되어야합니다. 부모님은 그래서 가장 쉽게 감사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렇게 하나님도 우리들의 삶에 실제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감사의 시간이 그 살아계신 하나님께 나아가는 시간이길 바랍니다.


  1. 시간을 보는 자리

    우리가 살면서 참 자주 하는 말중에 하나가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입니다. 봄인 것 같더니 어느새 여름을 지나고 얼마지 않으면 겨울이 올것이라는 사실을 압니다. 앙상했던 가지들이 풍성한 잎으로 가득하고 아름답게 피었던 꽃들이...
    Date2023.05.23
    Read More
  2. 아직은 언덕을 오르는 시간

    캐나다 런던에 와서 살아온지 꽤 긴 시간이 흐르면서 사면으로 보이는 것이 거의 평탄한 지형입니다. 산이라고해야 Fanshawe Conservation Area 안에 있는 산책길이나 Komoka Provincial Park에 있는 언덕 정도입니다. 그외에는 거의 굴곡이 없이 그저 그렇게...
    Date2023.05.11
    Read More
  3. 슬픈 기억을 붙들자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기억들을 만들어냅니다. 그 중에는 기쁘고 즐거운 기억돌도 있지만 가끔 아프고 괴로운 기억들도 있습니다. 특별히 고통스러운 기억들은 우리를 붙들고 놓지 않아서 자주 힘겨운 상황을 만나게 하기도합니다. 트라우마로 불리기도 하...
    Date2023.05.02
    Read More
  4. 늘 봄은 감사하다

    봄이 왔습니다. 유독 캐나다에서 만나는 봄이 더 반갑습니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서 만나는 봄이기도 하고 캐나다의 혹독하고 긴 겨울을 지나고 만나는 봄이어서 이기도 할 것입니다. 올 해도 여지없이 봄은 우리 곁에 왔습니다. 들쭉날쭉한 날씨지만 그래도 ...
    Date2023.04.25
    Read More
  5. 겨울을 지나 피는 꽃

    봄이 왔음을 알리는 꽃중에 대표적인 것이 수선화입니다. 아직 나무에 새싹이 나오지 않고 여전히 스산한 풍경일 때 가장 먼저 꽃을 피워 봄이 왔음을 알려줍니다. 교회 입구에도 매년 수선화가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데 웬일인지 올해는 겨우 두개만 꽃을 피...
    Date2023.04.20
    Read More
  6. 변화하는세상 변하지 않는 믿음

    세상은 참 빠르게 변화해 갑니다. 청년들이나 자녀들에게는 당연한 세상이 부모들에게는 생소하고 이상한 것들이 되기도 하고 조금 더 어른들에게는 전혀 따라가기 버거운 세상이 되기도 하는 것을 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용하는 기기들이나 타는 차 처...
    Date2023.03.30
    Read More
  7. 나를 자랑하고 싶은 사회

    젊은 여성들에게 불행을 안겨주는 플랫폼이란 이름을 가진 곳이 있습니다. 바로 세계의 가장 유력한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을 칭하는 표현입니다. 비교적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지만 꽤 우리 삶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곳이기도 합...
    Date2023.03.22
    Read More
  8. 하나님이 일하시는 부흥

    지난 2월 8일부터 미국 캔터키 윌모어에 있는 애즈베리대학교 채플에서는 쉼없이 예배가 드려지고 있습니다. 3주가 넘는 기간동안 한순간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찬양과 기도가 이어지고 계속해서 사역자들로부터 말씀 선포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화제가 되고 ...
    Date2023.03.10
    Read More
  9. 서로를 바라보며

    2012년에 개봉한 영화 ‘마지막 4중주’ (A late Quartet)는 25년이나 함께 연주해온 ‘푸가’ 현악 4중주단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들이 베토벤 후기 현악 4중주곡 14번을 연주하기로 하고 연습중에 가장 나이가 많은 리더 첼리스트 ...
    Date2023.02.28
    Read More
  10. 많은 정보와 현명한 결정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 기반 웹사이트가 있습니다. 보통은 AI로 통칭되기는 하지만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ChatGPT는 기존에 우리가 알던 인공지능을 한단계 더 발전시킨 것으로 보여집니다. 수없이 많은 웹상의 자료들을 토대로 가장 근접한 답...
    Date2023.02.2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8 Next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