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06 12:52

아름다운 사진 한 장

조회 수 11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fog-1638646_960_720.jpg

 

요즘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교회 앞을 나서면 조용한 새벽 빛에 안개낀 풍경이 멋지게 펼쳐집니다. 해도 아직은 완전히 빛을 내지 않고 동이 터오는 동쪽 하늘은 붉게 빛을 냅니다. 그 옅은 빛을 받은 풍경에 안개가 조금 덮이면 그 새벽의 그림은 마음을 평안하게 합니다.

 

사진 찍는 것을 좋아 하는 저로써는 그런 풍경을 볼 때 사진으로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진도 부지런해야 아름다운 풍경을 찍을 수 있고 같은 풍경도 더 아름답게 담을 수 있는 것이어서 그런 멋진 풍경을 자주 찍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풍경사진보다는 자라나는 아이들이 제 사진에는 더 많이 등장합니다. 이곳 저곳에서 여행하면서, 산책을 하거나 생활하다가도 아이들의 모습을 남기곤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집 사진에는 늘 아빠는 없고 아이들만 있는 풍경입니다.

 

그래도 그동안 찍은 사진들을 들추어보면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르고 그 시간이 주었던 즐거움과 행복이 생각납니다. 사진 안에서 웃고 있는 아이들과 즐거운 모습들을 보면서 다시 그 시간 속의 장소로 돌아 가는 듯한 착각을 하게 됩니다.

 

그 안에는 간혹 사진을 찍느라 찌푸렸던 얼굴을 굳이 환하게 펴고 웃어준 아이들의 마음과 사진에는 찍히지 않은 그 상황의 즐겁지 못한 여러 이유들이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볼 때 우리는 그 불편한 것들을 잊고 보게 되기도 합니다.

 

사진은 모든 것을 다 기록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자신의 불편한 상황과 곤란한 환경을 감춘채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려서 자기의 인생을 꾸미기도 한다는 기사를 읽기도 했습니다. 자기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고 심지어 보여주는 것 조차 조금은 각색해서 보여주기에 사진에 남아 있는 모습들이 다 진실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해도 저는 사진에 남아 있는 행복들과 풍경들이 좋습니다. 조금은 각색되고 과장되었더라도 그 모습으로 그 때를 기억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나를 속이려는 것이 아니라 그 때의 좋았던 것을 기억함으로 행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 과거의 좋은 것만을 기억하느라 현재를 소홀히 하거나 과거를 왜곡해서 스스로의 잘못이나 실패를 덮어버릴 수도 있을겁니다. 그런 부분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한 개인과 가정에서의 기억은 그 아름다운 시간을 간직하는 것 만으로도 가치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 인생은 어떤 사진들을 가지고 있습니까? 

 

꼭 인화되거나 파일로 남아 있는 사진이 아니어도 우리의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그림으로의 기억까지 포함해서 말입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나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기억을 포함해서 하나님이 사랑을 경험했던 감격이나 그 은혜를 처음 만났던 놀라운 시간들에 대한 기억은 어떻게 남아 있습니까?

 

우리의 삶을 살아가면서 그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데에 이런 기억들은 참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간혹 나의 믿음이 흔들리고 나의 확신이 도전을 받을 때에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그 기억들을 꺼내 묵상하다보면 하나님의 사랑이 기억나고 동행하심의 은혜가 확인 됩니다.

 

우리가 연약해지고 지쳐 넘저질 때에나 누군가 나에게 날선 말을 건네 마음이 상할 때도 나에게 선한 눈길을 주었던 이들의 격려나 함께 사랑을 나누었던 이들의 마음이 우리를 평안으로 인도하기도 합니다.

 

오늘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은 결코 나 홀로 싸우는 싸움이 아닙니다. 함께 걸어가는 이들과 걷는 길이고 우리를 도우시는 하나님과 함께 뛰는 달음질입니다. 간혹 그 사실이 히미해지면 우리 기억속에 남아 있는 아름다운 사진을 꺼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물론 지금 함께 걷는 성도들의 모습과 함께 말 입니다.

 


  1. 짧은 것에 잃어버리는 것들

    숏폼이라는 용어가 요즘 잘 쓰입니다. 흔히 ‘TikTok”으로 알려진 모바일 영상들은 길이가 짧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길이가 10분 이내의 영상들을 통치해서 숏폼이라고 부르는 모양입니다. 일반적으로 방송매체들을 통해 접하는 영상들은 2...
    Date2023.06.15
    Read More
  2. 내가 사랑하는 성경구절

    월드비젼에서 실시한 글로벌 연구를 통해 세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성경구절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이 발표는 최근에 인공지능 검색을 통해서도 일치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구글 검색을 통해 국가별로 가장 많이 검색한 성경구절을 연구했는데 그중에 ...
    Date2023.06.06
    Read More
  3. 시간을 보는 자리

    우리가 살면서 참 자주 하는 말중에 하나가 “시간은 참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입니다. 봄인 것 같더니 어느새 여름을 지나고 얼마지 않으면 겨울이 올것이라는 사실을 압니다. 앙상했던 가지들이 풍성한 잎으로 가득하고 아름답게 피었던 꽃들이...
    Date2023.05.23
    Read More
  4. 아직은 언덕을 오르는 시간

    캐나다 런던에 와서 살아온지 꽤 긴 시간이 흐르면서 사면으로 보이는 것이 거의 평탄한 지형입니다. 산이라고해야 Fanshawe Conservation Area 안에 있는 산책길이나 Komoka Provincial Park에 있는 언덕 정도입니다. 그외에는 거의 굴곡이 없이 그저 그렇게...
    Date2023.05.11
    Read More
  5. 슬픈 기억을 붙들자

    우리는 살아가면서 여러 기억들을 만들어냅니다. 그 중에는 기쁘고 즐거운 기억돌도 있지만 가끔 아프고 괴로운 기억들도 있습니다. 특별히 고통스러운 기억들은 우리를 붙들고 놓지 않아서 자주 힘겨운 상황을 만나게 하기도합니다. 트라우마로 불리기도 하...
    Date2023.05.02
    Read More
  6. 늘 봄은 감사하다

    봄이 왔습니다. 유독 캐나다에서 만나는 봄이 더 반갑습니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서 만나는 봄이기도 하고 캐나다의 혹독하고 긴 겨울을 지나고 만나는 봄이어서 이기도 할 것입니다. 올 해도 여지없이 봄은 우리 곁에 왔습니다. 들쭉날쭉한 날씨지만 그래도 ...
    Date2023.04.25
    Read More
  7. 겨울을 지나 피는 꽃

    봄이 왔음을 알리는 꽃중에 대표적인 것이 수선화입니다. 아직 나무에 새싹이 나오지 않고 여전히 스산한 풍경일 때 가장 먼저 꽃을 피워 봄이 왔음을 알려줍니다. 교회 입구에도 매년 수선화가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데 웬일인지 올해는 겨우 두개만 꽃을 피...
    Date2023.04.20
    Read More
  8. 변화하는세상 변하지 않는 믿음

    세상은 참 빠르게 변화해 갑니다. 청년들이나 자녀들에게는 당연한 세상이 부모들에게는 생소하고 이상한 것들이 되기도 하고 조금 더 어른들에게는 전혀 따라가기 버거운 세상이 되기도 하는 것을 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용하는 기기들이나 타는 차 처...
    Date2023.03.30
    Read More
  9. 나를 자랑하고 싶은 사회

    젊은 여성들에게 불행을 안겨주는 플랫폼이란 이름을 가진 곳이 있습니다. 바로 세계의 가장 유력한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을 칭하는 표현입니다. 비교적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지만 꽤 우리 삶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곳이기도 합...
    Date2023.03.22
    Read More
  10. 하나님이 일하시는 부흥

    지난 2월 8일부터 미국 캔터키 윌모어에 있는 애즈베리대학교 채플에서는 쉼없이 예배가 드려지고 있습니다. 3주가 넘는 기간동안 한순간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찬양과 기도가 이어지고 계속해서 사역자들로부터 말씀 선포가 이루어지고 있어서 화제가 되고 ...
    Date2023.03.1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9 Next
/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