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10 12:07

사랑으로 살다

조회 수 31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ssp.jpg

“1934년 6월 서서평 선교사는 광주에서 만성풍토병과 과로, 영양실조로 숨졌습니다. 그녀가 남긴 건 담요 반 장, 동전 7전, 강냉이가루 2홉뿐이었습니다. 한 장 남았던 담요는 이미 반으로 찢어 다리 밑 거지들과 나눴습니다. 시신도 유언에 따라 의학연구용으로 기증됐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나라 조선에서 22년간 보리밥에 된장국을 먹고 고무신을 끌고 다니며 ‘조선인의 친구’가 아니라 그저 ‘조선인’으로 살았던 사람. 가난하고 병든 이웃, 나환자들을 죽기까지 섬겼던 그 사람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살아왔습니다….”

서서평(본명 엘리제 셰핑·1880~1934) 선교사의 평전을 쓴 양국주대표-전쟁·재난 구호 NGO ‘열방을 섬기는 사람들(Serving the Nations)’-의 고백입니다.

독일 출신 미국인인 서서평 선교사는 1912년 32살의 나이에 처음 조선에 온 처녀 간호 선교사였습니다. 당시 조선은 나라를 잃은 슬픔 속에 제 백성 돌볼 엄두도 못 내던 때였습니다. 

철저하게 조선인으로 살며 여성들과 가난한 이들, 그리고 특별히 나환자를 위하여 헌신했던 그녀는 끊임없이 병고에 시달리는 몸으로 광주 제중원 등을 중심으로 전라도 일대와 제주도를 끊임없이 순회하며 아픈 사람들을 돌보고 가난한 여인들을 가르쳤습니다.

서서평이 바라본 조선 땅은 고난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녀의 선교보고서는 이러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500명 넘는 조선여성을 만났지만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열 명도 안 됐습니다. 조선 여성들은 ‘돼지 할머니’ ‘개똥 엄마’ ‘큰년’ ‘작은년’ 등으로 불립니다. 남편에게 노예처럼 복종하고 집안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아들을 못 낳는다고 소박맞고, 남편의 외도로 쫓겨나고, 가난하다는 이유로 팔려 다닙니다. 이들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한글을 깨우쳐주는 것이 제 가장 큰 기쁨 중 하나입니다.”(1921년 내쉬빌 선교부에 보낸 편지)

서서평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 최초의 여성신학교인 이일학교(현 한일장신대의 전신)를 세워 여성들을 가르쳤습니다. 조선간호부협회(현 간호협회의 전신)를 세우고 일본과 별도로 세계 간호사협회에 등록하려 애썼던 이도 서서평이었습니다. 한글 말살정책이 진행 중인 일제 치하에서 간호부협회의 소식지와 서적들은 모두 한글 전용을 고집했을뿐 아니라 조선사람들에겐 출애굽기를 가르치며 독립의 확신을 심어주려 애썼던 철저한 조선인이었습니다. 

그녀의 헌신은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으로 남았고 그녀의 장례식에는 수많은 나환자와 여성들, 그리고 그녀의 제자들과 광주 시민들이 오열하며 울었다고 전해집니다.

예수님의 사랑에 빚진 마음으로 전혀 알지 못하는 나라의 사람으로 평생을 살아간 그녀는 오히려 이렇게 고백합니다.

“조선이 나를 어머니로 거듭나게 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평생 자기에게 단 한번의 사랑도 베풀어 주지 않았던 어머니를 그리워하기도 합니다. 

자신은 어머니에게 1살에 버림을 받았지만 오히려 14명의 자녀를 입양하고 사랑함으로 하나님의 넉넉한 사랑의 증인이 된 그녀의 삶을 돌아보면서 우리의 삶을 생각해봅니다. 더 많이 가졌으나 오히려 나누어 주기 부족한 약한 우리의 모습을 말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삶이 얼마나 아름다우며 감격스러운 것인지요. 그 사랑이 나에게 풍성하게 자라기를 원합니다. 또 그 사랑이 나와 교회를 통해 세상에 흘러 나아가기를 원합니다. 그것이 이 땅을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이며 소망일 것입니다. 

  1. Las Patronas

    8월 1일자 영국 BBC 뉴스에서 소개가 된 단체 이야기가 있습니다. 맥시코 코르도바주의 작은 시골마을인 ‘라 파트로나’(La Patrona)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요즘 미국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중 하나는 중남미에서 이주해오는 불법 이민자들 문제입니다. ...
    Date2014.08.05
    Read More
  2. 조금 불편하고 많이 행복하게

    ‘공정무역’이란 것이 있습니다. 최근들어 우리가 사서 쓰고 먹는 것들을 살 때 그것을 만들고 생산한 이들에게 적절한 이익을 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운동입니다. 세상은 점점 더 하나로 연결되어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들은 철도 없이 어...
    Date2014.07.30
    Read More
  3. 옛 영화가 가르치는 것

    최근에 뉴스를 통해 ‘나는 악마를 보았다’는 제목으로 사진 한장이 보도되었습니다.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 언덕위에 의자들을 가져다 놓고 멀리서 하는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듯한 사진이었습니다. 그 사진 아래 붙은 설명은 그 사진이 바로 가자지구를 폭격하...
    Date2014.07.23
    Read More
  4. Well-Being

    웰빙이 한때 열풍이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물론 요즘도 그 열기가 그리 식은 것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어느새 물건을 팔기 위한 구호로 바뀌어 버리긴 했지만 웰빙은 우리 안에서 사람답게 잘 살아보자는 요구로 부터 출발했습니다. 더 좋은 먹거리와 입을...
    Date2014.07.15
    Read More
  5. 기다림

    요즘 세상은 속도경쟁에 놓여있습니다. 각종 선전을 통해서 우리는 서로가 더 빠르다는 것들을 보고 더 빠른 것이 최고인 것 처럼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쓰는 물건들 중에도 속도가 중요한(?) 차량만이 아니라 무엇을 익혀내는 조리기구, 깍거나 갈거...
    Date2014.07.09
    Read More
  6. 손이 말하는 삶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어머니의 미소”,이고 그다음은 어린아이의 손등”이며, 이어서 “들에핀 백합”, ”하늘에 반짝이는 별”, “쇼팽의 음악”이라는 조사가 있습니다. 이 다섯가지의 아름다움을 상상하면서이들과 충분히 비교되는더 아름다운 한 가지를 ...
    Date2014.07.02
    Read More
  7. 눈에 보이지 않아도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 보면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사가 새벽에 어디선가 나타난 어린왕자를 만나는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습니다. 어린왕자는 비행사에게 양의 그림을 그려달라고 하고 비행사가 그려준 구멍뚫린 상자 그림을 통해서 그 안에 있는 양...
    Date2014.06.25
    Read More
  8. 아버지로 살다

    ‘나는 어떤 종류의 울타리로 살아갈 수 있을까? 가시가 뾰족한 탕자나무보다는 넉넉한 측백이나 사걱대는 잎사귀 소리로 더위를 식혀주는 대나무이고 싶다. 자식들에게도, 내 주변에 바람막이가 필요한 그 누구에게도.’ -박상현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
    Date2014.06.18
    Read More
  9. 사랑으로 살다

    “1934년 6월 서서평 선교사는 광주에서 만성풍토병과 과로, 영양실조로 숨졌습니다. 그녀가 남긴 건 담요 반 장, 동전 7전, 강냉이가루 2홉뿐이었습니다. 한 장 남았던 담요는 이미 반으로 찢어 다리 밑 거지들과 나눴습니다. 시신도 유언에 따라 의학연구용...
    Date2014.06.10
    Read More
  10. 사랑은 영원하며

    작년 미국 디지털 음악 사이트인 아이튠즈에 특별한 노래 하나가 올랐습니다. 전혀 알려지지 않은 한 96세 할아버지의 노래가 그것도 조용한 자장가풍의 컨트리뮤직이 무려 Top10에 오른 것입니다. “내사랑 로레인”(Oh Sweet Lorraine)이란 노래입니다. Youtu...
    Date2014.06.0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 59 Next
/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