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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수라는 시인이 쓴 “아버지의 등을 밀며”라는 시가 있습니다. 어린시절 제법 자랐음에도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목욕탕에 갔던 기억과 그 아버지가 쓰러지시고 나서야 함께 병원 욕탕에 가서 아버지의 등을 밀어 드렸다는 이야기.
 
그리고 그제서야 아버지는 등에 난 짙은 지게자국을 아들에게 보이시기 싫어 그렇게 한번도 자기와 함께 목욕탕엘 가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시로 풀어 놓았습니다.
 
이런 저런 사연들이 있지만 아버지들은 그렇게 잘 설명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숨겨 살아가는 모양입니다.
 
저 역시 아버지가 엄하신터라 어려서부터 엄하신 아버지의 훈계와 회초리(혹은 몽둥이)를 통해 배우고 자라왔습니다. 특히 목회자의 자녀이기에 더 많이 조심하기를 배웠고 잘 해주시지 않는 칭찬에는 갈증을 느끼며 자라 왔습니다.
 
단 한번 칭찬에 인색하신 아버님이 제가 군에 있을 때에 보내주신 처음이자 마지막 편지를 보면서 그 안에 조금 표현해 놓으신 깊은 사랑과 애정을 보곤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좀 자주 그렇게 마음을 보여 주셨으면 좋았을 것을 왜 그토록 마음을 숨기시며 사셨는지 모릅니다.
 
지금도 여전하셔서 먼 거리 안부를 묻는 전화에도 그저 괜찮다만 말씀하시곤 곧 전화를 끊으시거나 어머니에게 전화를 넘기십니다. 이제는 그 마음을 조금 안다고 생각해도 가끔은 조근 조근 말씀을 드리고 음성을 듣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아들도 이제 목회의 길을 가지만 아버지는 여전히 기도하마 하실뿐 별 말씀을 하지 않으십니다. 그저 그 가셨던 길을 기억하고 하셨던 말씀들을 떠올리며 따라가려고 애쓰는 것이 아버님이 하시고자 한 말씀에 순종하는 길이라 생각하곤 합니다.
 
그런데 아버지만 그런것이 아니라 나 역시 그런 아버지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아버지와 달리 두 딸을 하나님이 주셔서 훨씬 살가운 아버지가 될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돌아보면 어쩌면 그리 무정해 보이는 아버지의 뒤를 따라 왔는지 모릅니다.
 
변명할 거리도 있고 할 말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결국 사랑한다 잘 표현하지 않고 마음을 다 드러내지 않고 사는데 익숙한 것이 제 모습입니다. 
 
아이들도 아내도 그런 제 모습을 알지만 그래도 가끔은 불평을 늘어 놓습니다.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늘 이야기하는 소리가 귓가에 노래로 울립니다.
 
다 늦어서 아이들이 엄마가 되고서야 마음을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노라고 하기전에 작은 고백이나 사랑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뭐 그리 어려운 일이겠습니까만은 전하는 사람이나 듣는 이에게는 참 먼 거리를 돌아 만나는 것이기도 합니다.
 
아들이 아버지가 되고서야 그 마음을 알게 되듯이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다 알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떤 아버지도 아들을 사랑하지 않는 아비가 없고 더욱이 어던 어머니도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어머니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부모가 가진 마음도 쉬 알지 못하는 우리들이기에 만나는 서로의 마음을 너무 쉽게 판단하지 않기를 다집합니다. 그리고 그 마음에는 깊은 사랑과 넉넉한 마음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겁니다.
 
당장 내 눈에 보이는 것이 그렇지 않더라도 그 사람을 믿고 그 마음을 믿으며 서로를 바라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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