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22 09:40

열매가 익는다

조회 수 20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입니다. 아직은 나뭇잎이 물들지 않아 짙은 가을의 모습은 아니지만 따가운 햇살에 서늘한 바람을 맞으면 가을이구나고 느낍니다.

 

파머스마켓을 가보고는 가을이 한결 가까이 느껴졌습니다. 온타리오 지역에서 나는 많은 과일이며 농산물들이 풍성합니다. 늘 많은 것들이 있는 시장이지만 그 어느때보다 로컬에서 나는 것들이 풍성합니다.

 

지난 여름을 지나면서 각 나무들이나 농작물들이 자기 일을 충실히 한 증거입니다. 바람도 불고 날이 덜 뜨거웠어도 열심히 열매들을 키워 냈을겁니다. 특히 캐나다 여름은 그리 뜨겁고 길지 않아 열매들을 맺어 내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았을텐데도 꽤나 풍성한 열매들이 시장에 나와 스스로의 여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농사라고 지어본 적이 없지만 그래도 농사하는 이들의 수고를 옆에서 조금씩 지켜보고 어깨넘어로 들은 이야기들을 통해보면 그 기다림의 시간들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정직하고도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한 곳이 없는듯합니다. 열심히 가꾸어주고 보살펴 주면 그만큼 정직하게 풍성한 열매를 맺고 그 결과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농사하는 이가 조금 게으르거나 관심을 쏟지 않으면 갑자기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아도 그 열매가 열리고 결실할 때에는 아주 큰 차이가 나게 된다는 것을 배웁니다.

 

그러나 그 애씀에도 절대적으로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아무리 동사하는 이가 애를 써도 여름동안 뜨거운 햇살이 비추어 주지 않으면 결코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한 동안 비만 내리지 않아도 얼마나 많은 작물들이 결실하지 못하고 죽어가는지 모릅니다.

 

바람이 불고 태풍이 올라오거나 심한 비가 내려도 열매들을 맺는 일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러니 때를 따라 비를 내리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햇볕과 바람을 허락하시는 사랑이 아니고는 어떤 열매도 풍성하게 맺을 수는 없을 겁니다.

 

우리의 삶이야 농사 하는 일과 거리가 있어서 직접적으로 그 경험을 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우리 인생의 열매를 맺는 일에 있어서는 가을의 풍성한 열매들이 도전이 됩니다.

 

우리 인생을 향해서도 하나님은 열매들을 기대하실텐데 나의 가을은 어떤 열매들을 맺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에 내게 맡기신 삶의 열매들을 빨리 맺어야 겠다고 다집합니다.

 

사람이 살면서 만나는 일들 역시 자연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네 인생에도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때로는 감당하지 못할 큰 폭풍이 몰아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순간에도 여전히 저 구름 위에는 푸른 하늘이 있고 밝은 태양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압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에게 주어질 때 우리는 그런 삶의 여러 순간을 평안으로 이겨 내게 되기도 합니다. 바람이 불어도 곧 잠잠하게 하실 하나님을 기억하고 폭풍이 몰아쳐도 계절을 따라 또 따뜻한 날을 예비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하나님이 그렇게 우리들을 돌보시고 지키시기에 오늘 우리는 작은 열매들을 맺고 있는 것일겁니다.

 

올 한해는 어떤 열매들이 맺히고 있는지 생각합니다. 나의 삶 속에서 우리 가정과 교회 안에서 어떤 열매들이 열리고 익어가는지 궁금합니다. 어쩌면 아직도 어떤 열매가 보이지 않아서 죄송하고 부끄러울 수 도 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애써 하나님이 맡기신 일들을 감당하기를 원합니다. 그렇게 올해도 작은 열매가 맺혀지기를 소원합니다. 


  1. No Image

    기도를 부탁합니다

    형제들아 내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고 성령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기도에 나와 힘을 같이하여 나를 위하여 하나님께 빌어 나로 유대에 순종치 아니하는 자들에게서 구원을 받게 하고 또 예루살렘에 대한 나의 섬기는 일을 성...
    Date2015.11.04
    Read More
  2. 하나님의 영광

    “나에게는 영국의 영광보다 스코틀랜드의 자랑보다 하나님의 영광이 더 우선입니다. 나는 달릴 때마다 하나님의 영광을 생각합니다.” 1924년 제8회 파리올림픽에 영국의 100m 달리기 선수로 출전했서 유력한 우승후보였던 에릭 리들이 결승 경기...
    Date2015.10.29
    Read More
  3. 침묵

    “침묵”이란 소설을 쓴 일본의 엔도 슈샤꾸라는 작가가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하나님의 침묵하심과 인간의 연약함에 깊은 고민을 가지고 있었던 작가입니다. 특별히 자신의 연약함을 작품속에서 고백하듯이 드러내면서 그런 연약한 인간을 사...
    Date2015.10.20
    Read More
  4. 가을에는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
    Date2015.10.06
    Read More
  5. No Image

    기억하는 것

    하나님이 사람에게 주신 선물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것 중 하나가 나는 기억하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사랑해 주시던 어머님의 품을 기억하고 아버지의 웃음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 인생의 큰 자산이됩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아름다운 자연을 기억하는 ...
    Date2015.09.29
    Read More
  6. No Image

    열매가 익는다

    가을입니다. 아직은 나뭇잎이 물들지 않아 짙은 가을의 모습은 아니지만 따가운 햇살에 서늘한 바람을 맞으면 가을이구나고 느낍니다. 파머스마켓을 가보고는 가을이 한결 가까이 느껴졌습니다. 온타리오 지역에서 나는 많은 과일이며 농산물들이 풍성합니다....
    Date2015.09.22
    Read More
  7. No Image

    나는 그런 사람인가?

    함석헌 선생님의 글 중에 ‘그대는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는 이렇게 의미 깊은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 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Date2015.09.05
    Read More
  8. No Image

    안간힘을 내려 놓으면

    두어주전 어머님을 모시고 토버머리에 갔었습니다. 이 넓은 캐나다 땅이지만 왠만큼 움직여서는 다 비슷한 곳들이어서 그나마 경치가 좋은 곳에 온 식구가 어머니을 모시고 갔었습니다. 지난번에 갔을 때에는 너무 이른 시기여서 물에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
    Date2015.08.19
    Read More
  9. No Image

    부끄러움이 없으면

    맹자의 공손추 상편에 보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마음에 대하여 쓰면서 인, 의, 예, 지라고 하는 기본 덕목을 이야기합니다. 그 이야기중에서 마음에 흐르는 내용이 있습니다. <無羞惡之心非人也 무수오지심 비인야>라는 글입니다. 부끄러움이 없으면 인간이...
    Date2015.08.12
    Read More
  10. No Image

    오늘은 바람이 서늘합니다

    요즘 여름이 한창임에도 불구하고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서늘합니다. 마치 늦 가을 저녁무렵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처럼 요즘 저녁이면 온 마음을 평안하게 하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이 좋은 날씨를 두고서 마냥 행복해하고 즐거워하지 못하는 어리석음...
    Date2015.08.0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59 Next
/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