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겁거나 힘겹거나 

by lfkpc posted Aug 1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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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아빠는 즐거운게 뭐가 있어?” 딸이 어느날 묻던 질문에 바로 무엇을 떠올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성경을 묵상하고 설교를 준비하는 것이나 책을 읽고 조용히 앉아 있는 일도 내게는 즐거운 일이라 할수 있지만 녀석이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즐거운 것이 하나도 없는 인생도 아님에도 아이들은 내가 참 재미없게 산다고도 하고 덕분에 자기들도 즐거운 마음이 줄어든다고도 원망합니다.

 

인생은 아름답다고 말하던 영화의 처연함을 보았습니다. 전쟁과 죽음의 공포속에서도 자식에게는 고통과 슬픔이 아니라 즐거움과 평안을 주려고 애쓴 아버지의 모습에서 숭고한 사랑의 모습을 봅니다. 그런 아버지는 아마도 웃기위해 치열하게 싸워야 했을테고 마지막 처형당하기 위해 가는 길에서도 두려움과 분노를 삼키느라 고통했을 것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웃음과 슬픔이 인생의 전부를 표현 할 수 없듯이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도 전부는 아닙니다.

 

<나는 사별하였다>라는 책을 쓴 이정숙님은 10살에 아버지를 20살에는 어머니와 할머니를 함께 잃었습니다. 47에는 남편과 사별하고 50이 되던 해에 사별로 인한 슬픔과 고통, 좌절과 희망을 글로 쓰고 카페를 통해서 공유하다가 책으로 출간합니다. 그녀는 여전히 약사로 일하면서 사별하는 이웃들과 함께합니다. 그들의 슬픔에 손을 맞잡고 그 아픔에 묵묵히 함께 울어줍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물었다고합니다. 

 

“나는 어떻게 그 시간을 견딜 수 있었을까?”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경험속에서도 흔들릴지언정 무너지지 않고 버텨낸 힘은 무엇인지를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첫번째, 자기의 인생이 자기만의 것이 아님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고백합니다. 많은 이들의 수고와 애씀으로 삶이 지금까지 연결되고 그 사람들의 기여가 지금의 자기를 만들었다면 자기의 삶은 자기만의 것일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자기의 삶에 연결된 사람들의 사랑 때문이라고 고백합니다. 가깝게는 가족들과 친구들, 그리고 잘 알지 못하는 인연들까지 자기의 삶에 조금씩 전달된 사랑 때문에 그 사랑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고 고백합니다.

 

인생은 꽤 즐겁기도 하지만 또 힘겨움이 떠나지 않는 시간의 연속이기도 합니다. 항상 웃으며 즐겁게 산다는 것이 그 사람에게 어려움이 없다는 뜻이 아니듯이 힘겨운 상황과 지친 감정에 넘어지려 할 때에도 그것을 견디어 내는 힘은 우리 안에 또 우리를 연결하고 있는 관계 속에 있습니다.

 

고민이 많은 인생은 불행하고 즐거움이 많은 인생은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고민한다는 것은 인생에 대해 진지한 태도를 가지는 것이며 타인에 대해서도 시경을 쓴다는 의미일 겁니다. 즐거움이 많다는 것은 그 스스로가 감정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기도 하겠지만 자신의 삶을 즐거움을 표현하는 성품이기도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각기 다른 성품을 가지고 살게 하셨습니다. 밝고 즐거운 사람과 진지하고 우울한 사람으로 만드셨고 그들이 가진 성품을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공동체를 돕고 만들어 가게 하셨습니다. 서로 다르지만 그들의 삶이 많은 이들의 수고와 사랑으로 이루어 졌다는 것에는 예외가 없습니다. 특별히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크고 놀라운 사랑과 은혜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즐겁거나 혹은 힘겹거나 내가 지금 처한 자리와 나의 성향에 상관없이 내 옆에 있는 이들이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관심을 가지고 살펴 볼 수 있다면 좋게습니다. 그들도 지금 누군가의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시간을 살고 있을지 모릅니다. 함께 교회로 세움을 입은 우리가 그렇게 서로의 사랑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