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19 12:31

누름돌

조회 수 14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feng-shui-1960783_960_720.jpg

 


인터넷 신문에 기고된 글을 읽다 누름돌에 대한 단상을 적은 글을 읽었습니다. 어릴적 궁금했던 누름돌이 지금 자기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풀어 놓은 글이 즐거웠습니다.

 

누름돌이란 예전에 장독에 김치를 담글 때에 김치를 다 담그고 나서 그 독 안에 돌을 올려 놓아 담근 김치가 들뜨지 않도록 눌러 놓는 것을 부르는 말입니다. 요즘이야 잘 볼 수 없고 특히 이곳 캐나다에서야 구경하기 쉽지 않습니다.

 

얼마전 집에서 년전에 한국에서 보내주신 메주를 가지고 늦은 장을 담그느라 부산한 와중에 담근 장독에 누를 돌을 찾다가 결국 마땅한 것을 찾지 못해서 그냥 숯하고 말린 고추만 넣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장을 담글 때도 누를돌을 눌러서 메주가 들뜨지 않고 소금물에 잘 맛을 풀어 내도록 하는 지혜가 있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확히야 누름돌이 하는 역할을 다 알지 못합니다. 그저 옛 어른들의 지혜이니 따라 하는 것일테고 그렇게 했을 때 더 맛이 있는 김치며 장을 얻을 수 있었으니 흉내를 내는 것일겁니다. 

 

그래도 그렇게 돌을 눌러 놓으면 장이나 김치가 공기중에 노출 되는 것을 막고 좋은 효소에 의해 잘 발효 되도록 한다는 겁니다. 특히 김치는 얌념이 빠지지 않아 천천히 알맞게 김치가 익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오늘 부활주일을 맞이해서 성찬식과 세례식을 함께 거행합니다. 우리의 신앙의 여정 가운데 세례를 받는 것은 그 과정을 통해 나의 믿음의 고백을 온 교회 앞에 드러내 고백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와 은혜를 사모하는 시간입니다.

 

홀로 예수님을 믿고 그 십자가의 구속을 은혜로 얻을 수 있지만 공교회 앞에 신앙고백을 하므로 우리는 나의 신앙고백의 증인들을 얻게 되고 그들의 도움과 격려를 얻게 됩니다. 그렇게 연합하여 한 지체가 됨으로 우리는 하나님의 교회로 세워져 가는 것일겁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마치 김치를 담그고 그 위를 누름돌로 눌러 놓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자아와 이 세상의 습관, 욕심들을 조심히 눌러 가라 안치고 내 삶에 예수님의 향기와 맛을 조금씩 들게 하는 과정이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누른다고 하니까 조금은 답답하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세례를 통해 우리는 성령님께서 우리 안에 있는 죄의 속성을 누르시고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 가도록 격려하시기를 사모합니다. 나의 죄된 성품과 욕심을 누르되 그저 강제로만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 풍성한 사랑으로 덮어 주시는 것입니다.

 

기대하기는 나의 삶이 조금씩 걸어가면서 더 맛있는 그리스도의 향기를 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러기 위해 나의 약한 부분과 못난 모습을 눌러야 한다면 성령님께서 내 마음에 누름돌이 되셔서 나를 누르시고 덮어 주시기를 원합니다.

 

불쑥 불쑥 마음 속에서 올라오는 감정들이 예수님의 십자가의 놀라운 은혜를 잊게 만들 때 잔잔하게 나를 감싸시며 위로의 손길을 건네주시고 그렇게 나의 들뜬 감정을 눌러 주신다면 또 하루를 평안으로 지날 수 있을 겁니다.

 

부활의 기쁨이 있는 오늘 하나님이 넉넉한 은혜로 우리를 누르고 덮으셔서 평안으로 가득한 삶을 허락하시기를 기도합니다.


  1. 타인의 마음을 다 알진 못해도

    칼데콧상이란 상이 있습니다. 미국 도서협회에서 주는 그 해 가장 아름다운 그림책에 주는 문학상입니다. 그림책이기에 주로 아동도서가 많습니다. 2011년에는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이라는 책이 이 상을 수상했습니다. 필립 C. 스테드와 에린 E. 스테...
    Date2017.05.24
    Read More
  2. 오늘, 그 일상의 기쁨

    어른들이 종종 말씀하시기를 ‘너도 나이가 들어 봐라’ 하셨던 것을 기억합니다. 아직은 모를 것들을 그 나이가 되어보면 비로소 알게 되는 수가 있습니다. 특별히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나 가정 안에서 구성원의 나이가 바뀌면서 비로소 알게...
    Date2017.05.18
    Read More
  3. 관계, 그리고 기쁨

    소설가 신경숙씨의 수필 중에 <인연은 한 번 밖에 오지 않는다>는 것이 있습니다. 다는 아니지만 그는 글에서 소중한 사람이지만 그 관계의 소중함을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말합니다. 그 사람을 대할 때는 소홀했다가 다시 이전의 아름다운 관계로 돌아가지 ...
    Date2017.05.10
    Read More
  4. 하나님의 기쁨

    오래전에 설교하면서 든 예화가 하나가 생각이 납니다. 나와 같은 연약한 존재를 통해서도 하나님은 기쁨을 누리실까하는 고민이 있을 때였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내가 하고 있는 삶과 사역의 모습이 다른 이들과 비교해 보아 더 멋지거나 열심이 있어 보이지...
    Date2017.05.03
    Read More
  5. 위로는 어렵다

    나태주 시인은 어딘지 내가 모를 곳에 있는 한 사람으로 인해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된다고 고백합니다. 그리곤 그가 지금 나와 함께 있지 못하지만 그의 행복을 빌어줍니다. 그런데 그 건네는 말이 담담합니다. ‘부디 아프지 마라’ ...
    Date2017.04.26
    Read More
  6. 누름돌

    인터넷 신문에 기고된 글을 읽다 누름돌에 대한 단상을 적은 글을 읽었습니다. 어릴적 궁금했던 누름돌이 지금 자기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풀어 놓은 글이 즐거웠습니다. 누름돌이란 예전에 장독에 김치를 담글 때에 김치를 다 담그고 나서 그 독 ...
    Date2017.04.19
    Read More
  7. 희망회로

    희망회로라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 한국 청년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말이랍니다. 오늘도 여전히 힘겨운 현실을 바라보면서 매일 희망회로를 돌려서 용기를 얻는 다고 말합니다. 예전에 마인드커트롤이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같은 말이라고 생...
    Date2017.04.14
    Read More
  8. 강이 흐르며 생명을 살린다

    성경은 태초에 하나님이 만드신 에덴동산에 네개의 강이 있었다고 알려줍니다. 그 강들은 에덴에서부터 사방으로 갈라져 나와 흐르면서 땅을 적시고 그곳에 생명을 살리는 근원이 되었습니다. “강이 에덴에서 흘러 나와 동산을 적시고 거기서부터 갈라...
    Date2017.03.28
    Read More
  9. 함께 걷기

    맥캔지선교사가 살았던 황해도 소래의 집, 그는 이곳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습니다. 일전에 아이들과 함께 노바스코샤를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묘하게 한국의 경치를 닮은듯한 지형들과 아름다운 페기스코브 등대와 루넨버그라는 예쁜 도시를 보았습니...
    Date2017.03.14
    Read More
  10. 가지치기

    작년 봄이 오기전에 집 앞에 있는 뽕나무 가지치기를 했습니다. 워낙 가지가 잘 자라기도 하거니와 땅으로 가지가 자라는 능수뽕나무여서 자란 가지가 땅에 닿기에 잘라주어야만 했습니다. 이런 종류의 나무는 매년 가지를 잘라주어야 잘 자라고 건강하다고 ...
    Date2017.03.0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59 Next
/ 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