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6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adult-1846428_960_720.jpg

 

 

사순절 기간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부활주일을 기준으로 주일을 제하고 40일 전부터 시작하는 사순절 기간은 예수님의 대속의 죽으심을 깊이 묵상하고 우리의 구원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입니다. 인간의 몸으로 오셔서 나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시고 죽으신 예수님의 발걸음을 묵상하면서 여전히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확인하고 누리는 시간이길 바랍니다.

 

이 기간이되면 복음서들을 묵상하다가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됩니다. 물론 현재의 삶에서 뿐아니라 예수님의 고난의 시간이 이 땅에서 지나가던 그 때 그 시간속에서도 예수님과 함께 하던 이들이 없음을 보면서 마음이 아픕니다.

 

그 많던 사람들도 떠나가고 사랑하시던 제자들도 각기 제길로 가버린 시간 베드로도 요한도 야고보도 없는 고난의 자리며 먼곳 아프리카의 구레네에서 온 사람 시몬에게 십자가를 대신 지게하고 홀로 걸어가신 그 길을 볼 때 고난의 자리에 아무도 함께 할 사람이 없다는 것에 대한 힘겨움을 생각하게됩니다.

 

그 외로움과 아픔의 시간이며 자리였지만 그래도 그 자리에서 발견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여인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로부터 막달라 마리아, 혹은 알려지지 않은 여러 여인들은 예수님이 고난당하시던 자리, 십자가를 지고 대속의 죽음을 죽으시던 그 십자가 아래까지 그리고 부활하시는 무덤까지 함께 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예수님의 능력을 볼 때에야 많은 이들이 그 곁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난의 자리-그것이 비록 우리의 죄를 위하여 죽으시는 대속의 자리라 할지라도-에 서실 때에는 그 많던 무리들은 다 사라지고 아무도 없이 홀로 그 길을 걸으셔야 했습니다. 그래도 적은 사람들이었지만 여인들이 그 자리를 지키고 함께 울어주고 있었다는 것은 한편의 위로와 은혜가 되는 기록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살면서 신실하기를 원합니다. 언제나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소유하고 싶고 하나님 앞에서 신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 쉽게 흔들리고 넘어지는 것을 봅니다. 믿음을 지켜야 할 자리에서 숨어버리는가하면 끝까지 자리를 지켜야 할 순간에 얼굴을 내밀고는 슬며시 사라지기를 반복합니다.

 

어디 믿음으로 사는 삶 뿐일까요. 우리들이 살아가는 시간들 속에서 신실하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릅니다. 그래서 오히려 서로에게 그런 것을 기대하지 않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요즘 이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는 충분히 신실하게 살아갈 사람들이 아니지만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사랑과 위로로 서로에게 힘이 되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한 사람이 끝까지 옆에 있어주고 힘이되어 주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할 때에라도 한 사람이 떠나간 자리를 또 다른 사람이 채워주고 그 뒤를 또 다른 사랑이 메꾸어 주면서 서로의 손을 잡아주면 좋겠다고 말입니다.

 

교회로 세우신 공동체에서 한 사람의 고통과 아픔을 모든 공동체가 함게 위로하고 곁에 있어주면 좋겠지만 혹시 그렇게 하지 못하더라도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위로를 전하고 빈 자리를 또 다른이들이 채우면서 그렇게 서로 함게 교회가 되어가면 좋겠습니다.

 

가끔은 끝까지 있어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실망할 수 있지만 그 자리를 또 다른 이들의 수고와 헌신을 채우면서 그렇게 하나님의 교회가 되어가고 이 땅에서의 삶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런던제일교회의 지난 43년의 시간이 아마도 그렇게 지나왔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교회를 이루는 우리들이 항상 신실하지 못할지라도 서로의 연약한 부분을 조금식 채우고 돌아가면서 필요한 부분을 섬기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오늘도 예수님의 고난의 자리에 울며 함게 서 있었던 여인들과 같이 수고와 헌신을 아끼지 않는 여러분들로 교회는 힘을 얻고 세워져 갑니다. 함께 교회로 서 있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잃어버린 것들

    예전에 미국에서 방영한 “lost” 드라마가 있습니다. 길을 잃은 사람들 이야기이자 비행기 추락으로 세상과 단절된 곳에 남은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잃어버린 바 된 사람들이지만 또 잃어버린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사랑을, 삶을 이...
    Date2024.04.16
    Read More
  2. 행복 비용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비용이란 말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그리 눈 앞에 그려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일상에서 누군가로 인해 행복해 하고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노력하기도 해서 그 순간 드는 비용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내가 사랑...
    Date2024.04.09
    Read More
  3. 커피와 묵상

    한국인들의 커피 소비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기사가 있습니다. 일인당 일년 평균 소비량이 370잔 정도여서 프랑스에 이어 2위이고 이 수치는 미국, 캐나다와 비슷하지만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중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특별한 커피를 찾아 마...
    Date2024.03.26
    Read More
  4. 소풍

    천상병시인은 이 세상의 삶을 소풍으로 표현했습니다. 이 땅으로 소풍왔다가 이제 다시 집으로 돌아 가는 것이 삶이라고 말입니다. 어떤 이들은 여행으로 또 다른 이들은 치열한 전투로도 표현하지만 그리스도인들에게 인생은 나그네의 삶입니다. 나그네로 사...
    Date2024.03.20
    Read More
  5. 음악이 주는 힘

    가끔 아프리카 사람들의 음악을 듣습니다. 굳이 흑인음악으로 표현하지 않고 아프리카 사람들의 음악이라고 하는 것은 현대적으로 변화되지 않은 아프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의 음악이라는 의미에서 일 것입니다. 고등학교를 다니던 언젠가 길에서 우연히 듣게 ...
    Date2024.03.12
    Read More
  6. 삶의 자리가 바뀌는 것처럼

    분주하지만 돌아보면 참 간단한 것이 이 땅의 삶입니다. 그저 나에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많은 것들이 우리를 향해 다가온다 해도 결국 하루를 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꽤 오래전이지만 이곳 캐나다로 떠나...
    Date2024.03.07
    Read More
  7. 하나님의 유머

    김남도교수가 쓴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나오는 글 중에서 재미있는 유머 하나를 옮겨 봅니다. 어느 초등학교 국어 시험에 다음과 같은 문제가 나왔습니다. <‘결심한 마음이 사흘을 가지 못하고 곧 느슨하게 풀어져버리는 것’을 ...
    Date2024.03.07
    Read More
  8. 재대신 화관을

    “지선아 사랑해!”라는 책을 쓴 이지선교수가 만든 유튜브채널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자신의 멘토인 이정희교수를 만나 나눈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자신의 인생에 있었던 가장 크고 아픈 사고뒤에 자기를 일으켜 세워준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인 이...
    Date2024.01.31
    Read More
  9. 감사로 시작하는 한 해

    2024년을 시작하면서 “감사”에 대한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특별새벽기도회 기간을 “감사하는 성도, 감사를 채우시는 하나님”이란 주제로 진행하면서 그동안 참 감사하는 말과 고백을 잘 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캐나다에 ...
    Date2024.01.09
    Read More
  10. 새해를 바라보며

    2024년을 앞두고 새해 소망을 묻는 질문에 답한 한국인들의 대답중 1위는 “건강”이었습니다. 2위와 3위는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것이었고 의외로 4위는 “평범한 삶, 가족과 누리는 행복”이었습니다. “여행”도 기대하는 ...
    Date2024.01.0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8 Next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