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빚으신 흙을 생각하다

by lfkpc posted Nov 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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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뜨거운 불에 손을 데일 때가 있습니다. 부주의한 덕분에 꽤 큰 고통을 맛보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피부는 참 약하고 예민해서 작은 바람도 느낄 수 있는가하면 가끔은 뜨거운 것을 먹거나 잡기도 하고 큰 힘에 눌려도 상처가 나지 않을만큼 강하기도 합니다. 다 하나님이 만드신 신비 때문일겁니다. 

 

과학자들이나 의사들은 인체의 신비를 파헤치면 할 수록 하나님의 창조를 생각하게 된다고들 합니다. 도무지 인간의 지식으로 생각하거나 만들어 낼 수 없는 신비함 때문입니다. 너무도 섬세하지만 한없이 강할 수 있고 또 약하게 연결되어 있는 관절이지만 무거운 무게를 거뜬히 견뎌 내기도 합니다.

 

창세기는 하나님이 사람을 “흙으로 빚으셨다”고 말합니다. 물론 그 의미가 땅의 진흙을 이겨 인형을 만들듯이 하셨다는 의미라기보다는 흙으로 표현되는 물질들을 사용하셔서 인간을 창조하셨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리고 흙이라는 단어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를 이루는 물질 그 원소들을 의미하는 단어이기도합니다. 그러나 그저 흙이라고 생각해도 전혀 문제는 없습니다. 세상을 이루고 있는 원소들은 거의가 흙에 존재한다고 이해해도 문제는 없을테니 말입니다.

 

흙은 참 다양한 것들을 품고 있습니다. 사전적으로도 흙은 암석의 가루와 유기물질, 물과 미생물, 그리고 공기가 석여 있는 것이러고 정의합니다. 그냥 생명의 없는 돌가루만이 아니라 그 안에 생명을 기를 수 있는 양분과 에너지 그리고 생명의 가능성도 함께 품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지를 생명의 어머니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땅에 곡식의 씨앗을 심으면 씨앗에 담긴 생명이 흙 안에서 양분을 얻고 물과 공기를 통해 성장의 에너지를 얻어 자라게 됩니다. 그 놀라운 비밀은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면서 먼저 땅을 만드시고 물을 나뉘게 하셔서 그 땅에 식물을 창조하시므로 시작한 신 작업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땅의 흙으로 인간을 만드신 것입니다.

 

어렸을 때에 놀다가 상처가 나면 고운 황토흙을 상처에 바르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른 약을 찾기 쉽지 않던 시절이기도 했고 피를 멈추고 계속 놀아야 했기에 그런 행동을 했을겁니다. 그렇게 흙을 바른 상처는 이내 딱지가 앉고 상처가 아물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이야 흙이 오염되어서 그렇게 할 수 없을테지만 오염되지 않은 흙은 사람의 몸을 치유하는 힘이 있습니다.

 

반면에 세상에서 강한것의 대표적인 것이 쇠라고하면 그 쇠를 가지고 여러가지 도구나 제품을 만들게 됩니다. 요즘이야 여러 합금이며 플라스틱도 만들어졌지만 그래도 쇠로 만드는 것이 튼튼합니다. 그런 쇠를 가지고 무엇을 만들 때에 첫 과정은 쇠를 녹여 쇳물을 만드는 것이고 이것을 어떤 틀에 부어 형태를 만들고 두드리거나 다듬어서 다른 제품들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강한 쇠를 녹이려면 굉장히 높은 온도가 필요하고 그렇게 녹은 쇳물의 온도는 무엇이든 녹일 만 합니다. 그런데 이 쇳물을 담는 용기도 용광로를 만드는 내부도 다른 것이 아닌 흙으로 만듭니다. 흙은 불은 만나도 쇠를 만나도 그것을 담을 수 있을 만큼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냥 흙을 물에 이겨 그릇을 만들면 단단하기는 하지만 물에 쉽게 망가집니다. 그러나 이것을 불에 구우면 그 강도가 훨씬 세어지고 물도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됩니다. 그렇다고 그 그릇을 이루고 있는 흙의 성분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흙이 물을 만나 모양을 빚고 불을 만나 강하고 아름다운 그릇이 되는 것입니다.

 

흙으로 만들어진 우리 존재를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이토록 놀라운 지혜를 통해 빚으신 우리도 아마 물과 같은 하나님의 은혜를 만나 부드러워 지며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양으로 빚어 질겁니다. 그리고 불로 연단되어지며 하나님이 보시기에 아름다운, 세상이 보기에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자녀로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여전히 물도 불도 필요한 상태이지만 아름답게 빚어질 모습을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