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순례자

by lfkpc posted Jan 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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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파교회 김기석 목사님의 글을 읽다가 생명이란 단어를 풀어 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생명(生命)이란 단어는 生이라는 글자와 命이라는 글자로 이루어진 단어인데 이 두 글자가 의미하는 바를 풀어 놓은 것입니다.

 

풀이나 나무가 자라듯이 주어진 조건에서 살아가는 것이 생(生)이라면, 내가 존재하는 의미를 묻고 그 의미를 찾아가면서 의미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명(命)이라는 것입니다.

 

명이라는 글자가 본래 머리에 관을 쓴 사람이 무릎을 꿇고 조용히 하늘의 계시를 받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는 이처럼 하나님이 허락하신 명의 의미를 깨닫게 될 때 비로소 분명해 진다는 것입니다.

 

읽으면서 한편으로 참 의미 있는 풀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하나님이 유리에게 생명을 주신 것은 이 땅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의미 있게 살아가기를 바라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지으시고 소명을 주시면서 삶을 시작하게 하셨지만 첫 사람 아담으로부터 그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유리하는 땅인 에덴 동편으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그때로부터 우리는 생을 살면서 명을 찾아가는 순례자로 살게 된 것입니다.

 

죤 번연이 천로역정을 쓰면서 그리스도인을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가는 순례자로 그렸습니다. 인생의 욕망을 따라 사는 탐욕의 도시를 떠나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한 거룩한 도성을 향해 먼 길을 걷는 순례자의 삶이 우리들의 삶이라는 것입니다. 그 길에는 유혹도 있고 좌절과 실패도 있습니다. 그러나 목적지를 잃지 않는 한 그는 길을 완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는 오늘도 길을 걷습니다. 그러나 그 걷는 길이 자주 무의미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정처 없이 흘러가는 나그네와 같기도 하고 하루하루 의미 없이 시간의 흐름을 뒤따라가는 삶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발버둥치고 영 엉뚱한 곳에서 그 의미를 찾아 헤매기도 합니다.

 

인간은 본래 하나님이 만드시고 소명을 주셔서 이 땅에 있게 한 존재들입니다. 다시 말해 이 세상에 있을 이유가 분명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찾은 이들은 삶의 길을 걷는 걸음에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이유를 찾지 못하고 찾으려 하지 않는 이들은 어디인지를 모를 곳에서 나그네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성경은 아직 어둠 가운데 순례의 길을 걷는 우리들에게 빛으로 오셔서 길이 되신 분을 소개합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스스로를 “나는 길이”라고 선언하셨습니다. 그리고 나를 따라오라고 부르셨습니다. 당신이 앞서 길을 걸으면서 순례의 길을 걷는 이들에게 목적지와 그 이유를 분명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에게 오셔서 길이 되신 분을 따라 이 땅에서 살아갑니다. 나에게 주신 의미를 그분의 음성을 통해 듣고 그분의 삶의 길을 따라 배우게 됩니다. 그 길 위에서 오늘도 우리는 다리에 힘을 싣고 걷는 연습을 합니다. 

 

어린아이마냥 내 마음대로 향방 없이 걷던 걸음을 그분의 음성을 따라 순종하며 걷는 걸음으로 바꾸어갑니다. 그리고 그렇게 걷는 우리에게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와 함께 있으리라” 말씀하시는 격려를 듣습니다.

 

2018년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길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의미를 듣고 찾고 걷는 걸음이기를 원합니다. 혼자 걷는 것이 아니라 그분과 함께 이 순례의 길을 걸으면서 기뻐하며 즐거워하는 하루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