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07 13:45

땅에 떨어진 과실

조회 수 19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frozen-201495_960_720.jpg

 


사람들이 과실수를 심는 것은 그 나무로부터 열매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일년동안 수고하고 힘을 써서 나무를 보살피고 열매가 잘 맺고 자라게 하기위해 관심을 갖습니다.

 

집 뒤편에 사과나무를 보면 좋은 열매를 얻기위해서는 꽤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마트에서 사먹게 되는 정도의 과일은 그냥 나무를 그대로 놓아두어서 생기는 것들이 아니라 농부가 수고하고 애써서 키우고 관리한 덕분인 것을 알게됩니다. 물론 그것이 더 좋은 것이냐고 하는 부분은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우리가 사는 캐나다 런던 땅이 과실수가 많은 지역은 아닙니다. 이 기후에 자랄 수 있는 종류가 그리 많지 않기에 과실수를 보기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도 여름, 가을 길을 걷다보면 어디선가 달콤한 향기가 나는 것을 봅니다. 그곳에는 알차고 멋지게 익지는 않았지만 제 나름대로의 힘을 다해 결실한 과실수들이 있는 것을 봅니다.

 

사과며 배처럼 익숙한 열매들이 있는가하면 무엇인지 잘 알지못할 열매들도 빨갛고 노란색을 가지고 달콤한 향을 내 뿜어냅니다. 그런데 주로 달콤하게 향을 내려면 나무에 달려 있는 것들보다는 이미 땅에 떨어져 뭉그러져 가는 것들이 더 단내를 냅니다.

 

열매로 잘 맺어져서 누군가의 손에 결실되진 못했지만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열매로 익어서 새나 동물들에게 결실되었거나 혹 그렇지도 않아서 자연스럽게 땅에 떨어져 썩어 가는 열매들을 보면 한편 안타깝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론 그렇게 향을 내며 나무 아래 가득 떨어져 있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하나님이 나무들을 만드시고 열매맺도록 하신 이후로부터 열매맺는 나무들은 자기들의 소임대로 처한 환경에 따라 크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기도하고 작지만 알찬 열매를 맺기도 할 것입니다. 

 

사람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잘 관리하는 나무들에게선 탐스러운 열매들이 열리고 그 열매는 수확되어서 사람들을 건강하게 하기도하며 즐겁게 하기도 합니다. 

 

자연에 있는 환경 그대로 자라는 나무들은 자기에게 맡겨진 만큼 열심히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서 동물들이나 새들에게 먹을 것을 주기도 하고 자기 발아래 열매를 떨어뜨려 이름없는 장소에 풍기는 아름다운 향기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나는 간혹 전혀 뜻하지 않은 곳에서 나는 달콤한 과일향을 만나면 참 행복합니다. 그곳에는 분명 땅에 떨어진 과일들이 나무 아래를 덮고 조금씩 썩어가고 있을 뿐이지만 그렇게 있는 것들이 주는 향기만큼은 다른 어떤 것들보다 아름답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멋진 열매들이 다 수확된 후에 남은 열매들은 그 나름대로 세상에 향기를 주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크지않고 못난 모양일지 몰라도 이 세상에 아름다운 향기를 충분하게 뿜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니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말입니다.

 

어느새 각자의 모양으로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한편 만족하는 이도 있지만 또 여전히 아쉬워하며 사는 인생일수도 있습니다. 그런 인생이 하나님 앞에서 각자의 모양으로 향기를 내는 인생이리라 생각합니다. 누군가처럼 멋지고 다른 모든 사람에게 칭송들을만 하지는 못할지라도 예수님에게 붙어있는 열매인 이상 그 나름의 향기를 내고 있다고 말입니다. 

 

아직 충분히 열매로 익지 못했을지는 몰라도 예수의 뒤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동안 나의 인생도 그 향기를 품은 열매가 되어 가리라고 믿습니다. 조금은 모양이 남들보다 못하고 작고 상처도 나있다 할지라도 내 속에서 나느 향기는 그리스도의 향기이길 원합니다. 그렇게 세상에 그 향기를 품어 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예수님의 향기를 품기위해 그 열매를 맺기 위해 애써봅니다.


  1. 내가 살고 있는 감정은 무엇인가?

    요즘 한국사회를 정의하는 단어나 문장중에 “분노의 사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유독 한국 사회에서 근래에 발견되는 문제들이 분노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어린 아이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연령에 상관없이 또 가족 안...
    Date2018.11.27
    Read More
  2. 필요는 관심의 다른 이름이기도하다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방영하는 Man vs Wild와 Worst-case scenario의 호스트인 베어 그릴스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본명은 Edward Michael Grylls(에드워드 마이클 그릴스)이지만 보통은 베어 그릴스로 불립니다. 영국군 특수부대 출신인 그는 사람이 생존하기...
    Date2018.11.21
    Read More
  3. 맛있는 음식

    한주에 한번씩 누군가에게 읽힐 글을 쓴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늘 그렇게 쓸 것들이 많지 않기도 하고 그렇게 쓴 글에 내 삶이 담겨 있기 보다는 말만 넘치도록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입니다. 오늘도 이렇게 글을 쓰면서 어...
    Date2018.11.03
    Read More
  4. 씨앗의 소망

    북극점에서 1,300km 떨어진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의 스피츠베르겐 섬에는 전세계적 재앙으로 식물들이 멸종하는 것을 대비해서 만들어 놓은 국제 종자 저장소가 있습니다. 2008년부터 시작해서 전세계의 종자들을 모아 보관하고 있는데 목표치는 450만종...
    Date2018.10.23
    Read More
  5. 그래도 단풍이 주는 위로

    어느새 단풍이 곱게 물들었습니다. 아니 곱다는 표현보다는 화려하다는 표현이 더 맞을것 같습니다. 운전을해서 교회를 오는 사이 보이는 나무들의 새이 어쩌면 그렇게 찬란할 수 있는 것인지 나도 모르게 감탄이 흘러나옵니다. 매년 그렇게 보아오던 단풍이...
    Date2018.10.17
    Read More
  6. 그래도 감사할 수 있을까?

    “감사란, 견딜 수 없는 슬픔 가운데 있을 때도 사랑의 하나님이 우리를 안전하게 지키는 분이시며 우리가 예배하는 하나님이 신뢰할 만한 분이심을 아는 것이다.” 크리스틴 폴의 <공동체로 산다는 것>중에서. 추수감사절을 맞이합니다. 캐나다에...
    Date2018.10.09
    Read More
  7. 하나님이 주신 자유함

    “이상한나라의 앨리스”로 알려진 루이스 캐롤의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두개로 나누어진 길에 도착한 앨리스가 어느길로 가야할지 고민하며 나무 위의 고양이와 대화를 나눕니다. “어느 길로 가야하지?” 앨리스가 고양이에게 물...
    Date2018.08.29
    Read More
  8. 다시 쓸 수 없지만

    "더불어숲" 홈페이지에서 제가 좋아하는 신영복선생의 글씨입니다. 작은 그림에 자신의 생각을 담아 붓글씨를 써 서화를 만들어 놓은 것인데 그 내용이 한참을 음미하게합니다. 요즘 글쓰기야 컴퓨터를 사용하든 아니면 휴대전화를 사용하든 간에 쉽게 쓰고 ...
    Date2018.08.21
    Read More
  9. 잔치국수

    국수에 잔치라는 이름을 붙여서 부르는 것은 요즘은 조금 생격한 일입니다. 요즘 잔치에서 국수를 먹는 일이 드물고 국수와 잔치가 그리 잘 연결되지 않기 때문일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한국에서는 장터국수라는 이름으로도 잘 불리우고 팔리고 있는 모양입니...
    Date2018.08.14
    Read More
  10. 땅에 떨어진 과실

    사람들이 과실수를 심는 것은 그 나무로부터 열매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일년동안 수고하고 힘을 써서 나무를 보살피고 열매가 잘 맺고 자라게 하기위해 관심을 갖습니다. 집 뒤편에 사과나무를 보면 좋은 열매를 얻기위해서는 꽤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Date2018.08.07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 58 Next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