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연극이다.” 셰익스피어가 자신의 글에서 한 말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연극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연기하듯 인생이라는 연극에서, 사회라는 무대 위에서 자신이 맡은 역을 그럴듯하게 연기하듯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하는듯합니다.
크게보면 우리가 연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게 살기 위해 애쓰는 것은 맞아보입니다. 때로는 하기 싫은 말도 해야하고 가끔은 마음과 다른 표정을 짖기도 하는게 인생이니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생이 연극이라면 우리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에 너무 상심하지도 교만하지도 않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2019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사람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극작가인 페터 한트케라는 사람입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관객모독”이라는 희극입니다. 만약 일반적인 연극을 생각한다면 충격적일 작품이어서 초연때는 관객이 의자를 집어 던지기까지 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연극은 무대나 시나리오가 없이 그저 네명의 배우가 나와서 정해지지 않은 말로-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나을-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다만 연극의 진행방향은 그 당시 사회나 정치, 혹은 삶에 대한 비판을 포함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점점 감정이 고조되는 방향으로 관객들을 향해 쏟아 낸다는 것입니다. 급기야 마지막에는 욕을 하고 물을 뿌리기까지 하는 파격을 선보입니다. 신지어 극중에 하는 말들이 모두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문법을 파괴하거나 외국어로 말을 하거나 어순을 뒤바꾸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결국 언어는 그 내용보다는 전달하고 받아 들이는 대상과의 교감이며 그 안에서 무엇인가를 불출하고 얻게되는 쾌감을 이야기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 의미에서 인생은 연극이라는 말은 조금 더 생각해 볼 것이 있어 보입니다.
부조리한 사회속에서도 자기에게 맡겨진 삶을 애써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그가 보여주는 삶이 때로는 비극일수도 희극일수도 있지만 그 어는것이든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다가도 가끔은 내게 주어진 것들을 던져버리고 자유롭고 싶은 것이 우리의 마음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현실에선 하기 어렵지만 가끔은 욕도 하고싶고 속에 있는 감정들을 다 드러내 표현하고 싶기도합니다. 그런면에서 요즘 세대는 훨씬 현실적인 연극을 사는 것 같습니다.
인생은 그러나 연극일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은 한번 사는 것이며 그 삶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어떤 역할이든 잘 감당하고 나면 동일하게 끝이 나고 마는 것도 아닙니다. 나에게 주어진 삶을 살고나면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판단 앞에 설 것입니다. 비록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각기 다르며 그 안에서 만나는 삶의 무게가 또한 다를지는 보릅니다. 그러나 각자의 삶은 모두 하나님 앞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며 선물입니다.
그래서 나는 우리의 삶이 연극이 아닌것이 참 다행스럽습니다. 연극이나 드라마에서 보는 과장된 위치난 사건들이 나에게 모두 주어지지 않은것이 감사합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내게는 그중 일부가 주어지고 그것도 조금은 덜 심각한 형태로 경험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게중에는 영화보다 더한 삶도 있어서 함부러 이야기 할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우리의 삶은 “드라마틱”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우리의 인생이 가볍거나 쉽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나름대로의 고민과 무게를 가지고 있어서 사는 당사자들에게는 참으로 수고로운 싸움이 필요합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작은 박수를 보냅니다. 매 연극의 끝자락에 보내는 관객의 박수가 매일의 삶을 사는 우리들에게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질겁니다.
오늘도 그리스도인으로 수고하며 살았다고 격려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나눕니다. 때로는 성공적으로 때로는 조금은 미진하게 지나가지만 나름 열심히 내게 주어진 시간을 살아가는 삶을 하나님은 기뻐하실 것입니다. 우리들도 서로에게 박수를 보내는 하루이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