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점에서 1,300km 떨어진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의 스피츠베르겐 섬에는 전세계적 재앙으로 식물들이 멸종하는 것을 대비해서 만들어 놓은 국제 종자 저장소가 있습니다.
2008년부터 시작해서 전세계의 종자들을 모아 보관하고 있는데 목표치는 450만종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가장 종자들을 잘 보관하기위해 자연적인 도움을 포함해서 여러 장치들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보관하던 종자들 중에서 이미 한 차례 시리아 내전으로 잃어버린 종자들을 되돌려 주어 그 지역에서 다시 종자를 생산하도록 도왔습니다.
씨앗은 생명을 담은 최후의 공간이자 다음세대의 삶을 시작하게 할 소망이기도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농사꾼은 굶어죽더라도 종자를 베고 죽는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소중하게 여겼다는 것이겠지요.
매해마다 기르는 농사뿐 아니라 과실을 맺는 나무에서도 씨과일이라고 해서 제일 마지막까지 달린 과실은 먹지않고 땅에 심어 이듬해 새싹을 나게하는 것이라고 ‘주역’에 나오는 글은 말합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곡식과 과실들은 모두 생명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먹고 식물을 삼지만 그 씨앗은 다시 땅에 심겨져서 다음해 새싹을 틔우고 자라 또다른 결실을 맺는 과정의 시작이 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삶에서도 그들중에 남은 사람들을 통해 씨앗을 삼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모두가 하나님을 떠나고 그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을 때에 하나님은 그들을 심판하십니다. 그러나 전부를 별하시지만 않으시고 그중에서 작은 무리를 그루터기로 남겨두시고 그들을 통해 새로운 하나님의 백성들을 시작하시겠다고 선언하시는 것입니다. 그들이 바로 새로운 소망이자 하나님이 심으신 희망의 씨앗입니다.
최근 농사에서는 종자를 집에 보관하는 농부들이 거의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은 종자를 파는 곳에서 종자를 사다가 심고 그 열매를 거두게 됩니다. 집에서 종자를 보관하는 번거러움과 어려움을 피할 수 있는 편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어느새 세계의 거대 종자회사들이 거의 대부분의 종자들을 소유(?)하게 되었고 이제 그 회사들에서는 ‘자살 씨앗’이라는 것을 만들기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이 자살씨앗은 그해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고 나면 더이상 그 열매(씨앗)이 새로운 싹을 틔우지 못하도록 유전적으로 조작된 것들이라는 것입니다.
이 씨앗을 만든 사람들은 이것이 유전적 변형을 막고 병충해를 막게 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다른 면으로는 이제는 종자를 공급하는 회사가 아니고는 농사의 종자를 만들고 소유할 방법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의 탐욕이 씨앗으로부터 생명을 제한하고 결국 소망을 제거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여러 제약때문에 활발하게 실현되고 있지는 않지만 곧 그런 씨앗들이 팔리고 심겨질 날도 오게될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생명을 통해 소망을 이야기하셨습니다. 생명은 하나님께로부터 나는 것이어서 어떠한 경우에도 우리에게 생명이 있는 한 소망이 있고 그 소망을 주시는 하나님을 기억하게 하셨습니다. 인간은 생명을 만들 수 없습니다. 그저 변형 시킬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지는 못합니다. 생명을 담은 씨앗은 그래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소망의 메세지입니다.
가을이 깊어갑니다. 나무잎이 떨어지고 과실들은 풍성하게 결실을 맺습니다. 우리 주변에도 수없이 많은 옥수수며 콩들이 열매를 맺었습니다. 겨울이 되고 생명이 죽은 듯이 온세상이 추워질 테지만 기필코 봄이 되면 새로운 생명이 움틀것입니다.
우리의 삶을 향하신 하나님의 뜻도 이처럼 우리의 생명 안에서 소망을 틔우시리라 믿습니다. 우리가 그 소망의 주인공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