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합니다. 빠르다 빠르다하면서도 어느샌가 다시 맞이하는 새로운 해에는 가슴벅찬 소망보다는 익숙함이 더 많습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또 한 해가 시작되고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하루, 한해가 참 신비롭습니다. 이 세상에서 하루를 이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신비한 일인지 모릅니다. 오늘은 새로 주어진 하루와 한해의 은혜를 깊이 생각해봅니다.
얼마전 보았던 다큐멘터리에서는 이렇게 맞이하는 한 해를 간절한 소망을 기다리고 그렇게 하루를 살게 해주시기를 간절하게 기도하는 이들을 보았습니다. 4기 암환우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주는 이야기는 참 무거운 울림을 줍니다.
“앎”이라고 제목을 붙여 놓은 이유가 아마도 암이라는 병을 통해서 삶을 알아가고 사랑을 알아가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리라 생각했습니다.
출연한 이들 대부분이 그리스도인들이었던 이유는 아마도 그렇게 담담하게 그 길을 걸을 수 있었던 이들이 그들중에 많았기 때문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아파하고 힘겨워하며 자신에게 닥친 고난을 밀어냅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절망하지 않고 오히려 그 안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아름답게 사용하는 그들의 모습은 참 아름답습니다.
여전히 그 슬픔과 힘겨움을 덮어버릴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해서 절망과 힘겨움만 남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주어진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봅니다. 하루의 시간과 함께 하는 순간의 기쁨이 그들에게 얼마나 반짝이는 시간인지를 봅니다.
잠시 함께 한 여행과 아이를 유치원에, 학교에 등교시키는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함께 밥을 먹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까르르 웃는 그 거실의 풍경이 참 아름답고 신비롭습니다.
내게 주어진 그 시간들이 얼마나 신비하고 소중한지를 우리는 잘 알지못합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하나님이 허락하시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생각합니다. 순간 순간 운전대를 잡고 지나는 길에서 누군가의 실수나 우험으로부터 안전하게 하루를 산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모릅니다.
자라는 아이들의 얼굴을 매일 바라보며 가끔은 싸우고 짜증내지만 그래도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의 잘못과 실수에도 불구하고 여전한 하루를 허락해 주시고 그 안에서 살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십니다. 그럴뿐 아니라 살아가는 시간들 속에 위로자로 격려자로 우리와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시고 오늘도 우리를 위해 기도하신다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이 올해도 우리에게 365일을 선물로 주시고 그 안에서 매일 일상을 살아가도록 은혜를 베풀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
매일 아침 기도함으로 시작하고 매일 저녁 감사함으로 하루를 마치기를 소망합니다. 함께 만난 성도들과 웃음으로 교제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함께 교회가 되어 가기를 원합니다. 그렇게 올 한해도 평법하게 지나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