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05 09:30

왜 지키는가?

조회 수 146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왜 지키는가?

 

김요환

 

작년엔가 상영된 영화중에 <The Book of Eli>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연기파 배우인 덴젤 워싱턴과 개리 올드만이 나오는 암울한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인데 문득 그 이야기를 생각합니다.

 

미국이란 곳에서 만들어진 영화라서 그런지 기독교적인 장치들이 많이 등장하고 또 그것이 주요 모티브이기도 합니다. 내용인즉슨 인류가 일으킨 핵전쟁으로 패허가 된 지구에서 살육과 약탈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시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가운데 인류의 미래라고 불리는 한권의 책을 지키고자 애쓰며 계시를 따라 서쪽으로 여행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전부입니다.

 

그가 지키려고 애쓰는 책은 인류의 미래를 구원할 책으로 불립니다. 그리고 영화는 그 책이 “성경”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통해서 자신의 모든 사명을 목숨을 다해 가면서 완수한 주인공은 성경의 내용을 전달하는 것으로 이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인류가 남긴 유산중에 책들과 그림, 음악을 복원하는 희망의 공동체(?)인 서안에 도착해서 30년간 자기가 읽고 외웠던 성경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구술하여 기록하는 주인공의 모습으로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로 구술을 시작하는 장엄한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그리고 그 중간에 나오는 주인공의 대사도 많은 생각을 하게합니다.

 

“사람들은 뭐가 소중하고 소중하지 않은지를 몰랐어 그것들을 저버려서 지금 우리처럼 서로를 죽이게 된거지”
“나는 믿음을 따라 가는거지 보이는 것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니야”

 

그리스도인으로 어쩌면 우리의 삶은 그와 같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황폐한 인류의 삶 가운데 내가 소중히 지키고 따라야 할 말씀, 그 말씀을 알기는 했고 외우기는 했지만 그대로 살려고 하지 못했었다는 주인공의 고백 처럼 우리도 그 고백 가운데 나의 삶을 말씀을 따라 변화시키려 애쓰는 삶을 살아 가는 것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요.

 

그러나 영화를 보는동안 한가지 이 영화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이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문학과 같이 박제된 말씀으로, 혹은 우리 인류에게 유산으로 남아 있는 가르침으로만 비춰지는 것 같아 불편하고 안타까웠습니다. 혹시라도 현재 그리스도인들이 회복하고자 하는 말씀이 이처럼 박제된 유산으로서의 말씀인것 같아서 말입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사는 북미, 아니 전 세계가 생각하는 하나님의 말씀은 옛 문학과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가 떠오르는 것은 오늘 나의 삶에 하나님의 말씀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묵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재미있게 성경공부도 하고 함께 나눌 말씀을 준비하면서 은혜를 누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말씀을 전하는 나의 삶은 과연 말씀의 영향력 아래 고스란히 놓여있는가 하는 질문이 생깁니다.

 

문론 부족하고 연학하다는 핑계가 올라오지만 역시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오늘도 살아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면하면서도 그저 내가 즐겁게 읽은 문학작품이나 재미있게 보며 감동을 받았던 영화 만큼도 내 인생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는 것이어서 우리 가운데 오늘도 역사하시고 삶의 방향과 목표를 가르쳐주고 있는데 나의 생각과 가치관이 여전히 가장 중심에 놓여 있고 그것으로 하나님의 말씀도 재단하여 받아 들이고 있지는 않은지요. 적어도 말씀을 전하고 읽는 그 순간에 내 속에 조명하시는 하나님의 은성을 따라 내 삶의 방향이 조금씩 전환되는 은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1. No Image

    우리의 뒤를 채워주시는 분

    눈이 많이 내리는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순희는 그날도 통근버스를 기다리며 서있었습니다. 눈이 많은 날은 으레 그렇듯이 차들이 거북이 걸음을 쳤고, 아무리 기다리고 기다려도 통근버스는 오지 않았습니다. 바람은 불지요, 눈은 내리지요, 마음은 급하지요...
    Date2012.01.11
    Read More
  2. No Image

    하나님의 영광을 비추며

    어떻게 바울은 그리스도가 높이 드러나게 했습니까? 그 대답은 바로 그의 삶에서 그리스도 이외의 모든 것을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여기며 그리스도를 보배롭게 여김을 통해서였습니다. 나는 모든 것을, 돈을, 음식을, 외모를, 친구를, 가족을, 직장과 성공...
    Date2012.01.11
    Read More
  3. No Image

    사진을 찍듯이

    사진 찍기를 좋아 하는 사람들은 제각기 좋아하는 대상이 있기 마련입니다. 대체로 자기 자녀들의 어린 시절을 찍는 아빠 사진사로 출발해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자연 풍경에 또 꽃들이나 새들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이런 저런 사진...
    Date2011.12.24
    Read More
  4. No Image

    비오고 바람부는 날

    나무는 벌써 잎을 다 떨구고 스스로 겸손하게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자기의 힘이 잎을 다 유지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달고 자기의 몸을 단촐하게 만드는 지혜를 냅니다. 어제 밤에는 참 바람이 세게 불었습니다. 낮에는 겨울 답지 않게 따뜻한 비가 내리더니 ...
    Date2011.12.24
    Read More
  5. No Image

    배움과 나눔

    가끔 나는 왜 이렇게 다른 이들이 읽을 글을 부끄럼 없이 쓰는 것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목사로 사는 것과 그리 멀리 떨어진 이야기는 아닌듯 싶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이로 살아가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너...
    Date2011.12.15
    Read More
  6. No Image

    행복하게 하는 비용

    김요환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는데 과연 얼마의 비용일 들까요?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비용이란 말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그리 눈 앞에 그려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일상에서 누군가로 인해 행복해 하고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노력하기도 ...
    Date2011.12.06
    Read More
  7. No Image

    나의 약함을 인하여

    김요환 “약할 때 강함되시네 나의 노래가 되신 주 주나의 모든 것” 찬양이 입에서 맴돕니다. 은혜가 풍성해서가 아니라 지독하게 약해서 그렇지 싶습니다. 우리는 자주 나의 약함을 인하여 불안해 하고 짜증내며 힘겨워합니다. 특별히 그것이 나 스스로 깨닫...
    Date2011.11.17
    Read More
  8. No Image

    교 회

    박영선 목사 / ‘신앙 클리닉’중에서 교회는 경영합리화를 적용하는 곳이 아닙니다. 십만원 드는 일을 오만원이 들도록 경영합리화를 하고 열 사람이 할 일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세 사람이 하게 하지 않습니다. 오만원 드는 것을 오십만원 들게 하고 다섯명...
    Date2011.11.03
    Read More
  9. No Image

    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잘스(JAARS) 센터(Jungle Aviation and Radio Service) 잘스센터는 1948년에 설립되어, 지난 60년 동안 성경번역선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곳입니다. 노쓰 캐롤라이나(North Carolina) 왝소(Waxhaw)에 위치한 이 센터의 사역은 주로 성...
    Date2011.10.28
    Read More
  10. No Image

    아버지와 아들

    82세의 노인이 52세 된 아들과 거실에 마주 앉아 있었습니다. 그 때 우연히 까마귀 한마리가 마당의 나무에 날아와 앉았습니다. 그래서 늙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아들아~ 저게 뭐냐?” 그러자 아들은 다정하게 대답합니다. “네, 아버님, 까마귀입...
    Date2011.10.1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 60 Next
/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