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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예수님의 고난을 묵상하며 3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요한복음과 누가복음의 말씀을 수요예배와 새벽에 나누면서 예수님의 고난에 두드러진 몇 사람의 인물들을 만나게됩니다. 적극적으로 예수님을 죽이려고 계획하는 유대인 지도자들에 비해 비교적 중립을 지키는 듯 보이는 로마 총독 빌라도입니다. 그는 예수님을 재판하는 자리에서 예수님이 죄가 없음을 깨닫고 풀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아보입니다. 그러나 결국 유대인들의 요구에 십자가형을 언도하게 됩니다.

 


그는 재판후 손을 씻으면서 자신은 예수님의 죽음에 책임이 없다고 선언하지만 그의 이름이 역사에 기록되는 것을 막지는 못햇습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는 이 사건에서 아주 악한 역할을 맡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아보입니다. 가룟 유다나 대재사장 무리에 비하면 그는 중립적인 위치에 있고 그렇게 행동하는듯 보입니다. 그렇다고해서 그가 예수님의 죽음에 전혀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는 것은 그의 위치와 자리가 충분히 책임을 지게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풀어주어야 할 당연한 이유와 정황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는 욕심이 구세주를 십자가에 달려 죽도록 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아니어도 이런 재판의 책임에서 그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선한 결정을 하고 바른 판단을 해야 할 자리에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분명 죄이기 때문입니다.

 


저의 청년 시절을 관통하던 문구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인으로 “불의에 침묵하는 것은 죄”라는 것입니다. 바른 일을 하고 적극적으로 선을 행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적어도 불의에 대하여 잘못이라고 항의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자세이자 한 책임있는 사람의 자리일 것입니다. 세상은 수없이 많은 침묵하는 사람들로 인해 악이 득세하고 선한 이들이 고통을 겪습니다.

 

다섯
최근 미얀마에서 일어나는 사태를 보면 그 나라 국민들이 자신의 목숨을 돌보지 않고 정의를 위해 불의에 항거하는 모습을 신문지상에서 읽게됩니다. 그들에게 있어 이 일은 나라를 위한 선택이자 자기들의 자녀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한 최소한의 결심일 것입니다. 불의가 힘을 발휘할 때에 침묵하는 것은 그 불의에 동조하는 것이 되고 마는 것을 우리의 역사 가운데서 많이 보아 왔습니다.

 

여섯
중용이란 가치가 참 좋습니다.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중간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것은 한편 평안을 유지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죄에 대해서는 결코 그럴 수 없습니다. 선과 악이 싸우는 세상에서 중간은 없습니다. 악에 대항하여 피흘리기가지 싸우지 않으면 결국 우리가 사는 삶은 악이 득세하고 선한 이들이 고통을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현실은 침묵하는 다수와 동조하는 사회에 의해서 불편하게 이끌려 가는 것 같습니다.

 

일곱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의 청지기로 부름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만드시고 이를 다스리는 존재로 인간을 창조하셨습니다. 우리는 이 땅이 하나님의 선하심대로 통치되도록 수고하는 일을 위임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죄와 악이 우리 앞에 있을 때에 우리는 침묵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결코 격한 투쟁이나 싸움을 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선은 지치지 않음으로 악을 이길 수 있습니다. 선한 일들을 계속하는 이들이 존재하는 한 세상은 회복 될 소망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이 세상을 정화하고 아름답게 꾸미며 일구어 가는 일을 맡기셨습니다. 

 

여덟
우리는 분노와 다툼, 각자 자기 편을 만들어 싸우고 나의 이익을 위해 조그마한 불의를 외면하는 세상에서 하나님의 선하심을 드러내는 존재로 살아갑니다. 가끔은 지치고 힘겨운 일이지만 선으로 악을 이기기 위해 분투하고 능력주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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