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6 14:13

풀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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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인은 풀에서 향기가 난다고 했습니다. 풀이 베어진 자리에서는 향기가 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 향기에 취해 아픈것도 잊어버린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너무도 잘 자라는 잔디를 깎다가보면 그 풀이 베어진 자리에서 나는 것이 향기로 느껴지지만은 않습니다.

 

새벽이면 싱그러운 공기 가운데서 뿜어내는 풀들이 냄새는 그야말로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향기이지만 풀을 베고 나서 나는 냄새는 오히려 비명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풀이 베인 곳에서는 싱그러운 향 대신 비릿한 상처의 냄새가 납니다.

 

모든 풀이 다 같은 것은 아니어서 허브와 같은 것들은 꺽이거나 베어진 자리에서 자기 고유의 향기를 내기도 하지만 보통은 나무든 풀이든 베어진 자리에서 나는 냄새는 그 풀이 가진 고유의 것보다는 더 짙고 덜 상쾌해 보입니다.

 

풀이 통점이 있을리 없고 식물도 고통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지만 그것이 일반적인 상식과는 조금은 거리가 있어 보여 여전히 풀이 아파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풀을 베다가 보면 그것들에서 나는 냄새가 마치 아픈 상처에서 나는 비명 처럼 즐겁게 맡아 지지 않습니다. 무엇이든지 생명이 있는 것에서는 그 상처가 기쁨을 만들어 내지만은 않는 모양입니다.

 

혹자는 상처가 있어야 아름다운 것들이 만들어진다고 말합니다. 마치 조개가 그 상처를 통해서 진주를 만들어 내듯이 우리도 상처를 통해서 무엇인가 아름다운 결과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상처나 아픔을 이기게 하는 격려는 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상처가 아프지 않다는 말은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고 해도 상처는 상처대로 아프고 고통이 있는 법입니다. 그것은 생명이 있는 것들이 가지는 고유한 특성입니다. 그것이 풀이건 동물이건 아니면 우리 인간들이건 그 차이는 크지 않은것 같습니다.

문득 아픔과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을 떠올려봅니다. 육체적인 문제이든 아니면 관계나 상황이 주는 어려움이든지 그 안에서 경험한 작은 상처들은 한 사람을 지치고 힘겹게 만드는것을 봅니다. 그런 이들을 위해 기도하다가 하나님께 질문하게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 상처들을 통해 무엇을 가르치고 훈련하기를 원하시는 것인지를 묻게됩니다. 모든 것이 동일하진 않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님이 이 상황을 알고 계시며 그 속에 있는 우리들을 주목하고 사랑하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성경이 누차 우리에게 들려주듯이 하나님은 우리들을 기억하고 계시며 생각하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만나는 이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바라고 계시는 것일까 하고 질문해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을 가르치시기를 원하십니다. 그 구원을 알게하시고 그 사랑을 깨닫게 하셔서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잘 달려 오도록 하시고 그 길위에서 주변에 있는 이들에게 예수님의 십자가의 구원을 전하고 증거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때로는 우리의 상처나 아픔도 그 일을 위해 바탕이 되고 간증이 되기도 합니다. 또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주권을 경험하게도 하십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만나는 모든 아픔과 상처가 하나님으로부터 출발한 것은 아닙니다. 거의가 우리의 죄와 실수 때문이고 우리 공동체의 실패 때문입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그중 일원으로 아픔과 고통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조차도 하나님은  선으로 바꾸시고 은혜를 경험하는 것으로 바꾸시는 분이십니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간절한 소망이 있다면 그 상처에서 비명이 아니라 향기가 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여전히 아프고 힘겹지만 지나는 동안 향기가 되고 아름다움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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