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04 10:12

나무처럼

조회 수 11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slice-of-wood-1405754_960_720.jpg

 

 

누가 그런 글을 썼더군요. 예수님의 삶은 마치 나무와 같다고 썼습니다. 아니 나무를 닮았기도 하지만 늘 나무와 관계가 있었고 그 나무를 통해 예수님의 성품을 보여주시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나실 때부터 낮고 천한 곳인 말구유에 누이셨고 이 땅에서의 첫 날을 지내셨습니다. 자라면서는 아버지의 목수일을 따라 아마도 나무를 다듬고 깍으면서 여러가지 일들을 하느라 나무와 더불어 사셨으며 그의 대속의 죽음조차 나무로 만든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우리의 구주가 되셨습니다.

 

나무를 통해 우리는 참 많은 것들을 배우기도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어떤 날씨 계절에도 자기의 잎을 떨굴지언정 무던하게 대지를 지키며 서 있는 우직함이나 겨울에는 몸은 낮추고 여름에는 하늘을 향해 팔벌려 온몸으로 생동하는 유연함을 봅니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되면 어김없이 새 순을 내는 신실함이나 많은 새들이 깃들일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푸근함 역시 하나님이 나무들에게 허락하신 은사이겠다 생각됩니다.

 

어디 나무라고 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살아지기만 할겠습니까? 나무들도 가뭄의 고난이 오기도하고 각종 병충해들이 괴롭히기도 하며 가장 무서운 사람들의 탐욕에 속절없이 잘려나가기도 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이 세상은 나무들이 내주는 산소로 호흡하고 우리가 오염시킨 공기를 정화하며 쉴곳을 얻습니다.

 

우리는 참 많은 가구들이며 생활에 필요한 것들도 나무로부터 얻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열매들로 기쁨을 누리는가하면 나무를 다듬고 짜맞추어서 우리 삶에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나무는 다른 재료들과 달라서 그 성질이 부드럽고 또 유연해서 사람들이 사용하기에 참 좋은 재료인 것을 봅니다. 물론 나쁜 목수에 들려지는 것을 제외하고 말입니다.

 

우리가 사는 곳에 큰 나무가 많은 것이 참 좋습니다. 주변에 영향 받지 않고 자기 마음껏 팔을 하늘로 뻗어 자라는 나무들을 보면 참 좋아보입니다. 자기를 만드신 하나님의 은혜를 마음껏 찬양하는 것 같습니다. 

 

나무들은 자기의 나이를 나이테에 기록하다고합니다. 학자들은 나무들의 나이테를 연구해서 그 시기의 날씨를 연구하기도하고 그 당시의 기후와 지형들을 알아보기도 합니다. 그럴 수 있는 것은 나무가 자기의 몸에 새기는 흔적들 때문입니다.

 

여름동안 자라던 나무는 가을이 되면 성장을 멈추고 온 몸에 에너지를 줄입니다. 그리고 긴 겨울을 지나는 동안 몸을 움츠려 봄을 기다립니다. 그런 흔적들이 자기의 나이테가 되어 쌓입니다. 그래서 나무들은 자기들이 살아 온 곳의 흔적들을 몸에 담아 두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내 몸에는 어떤 삶의 흔적들이 써지고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아마도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들이 내 몸에 혹은 마음에 조금씩 쌓여 흔적으로 남고 있을텐데 그 기록들이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김용택 시인이 쓴 시에 “그대를 기다리는 동안”이란 것이 있습니다. 시인은 그 시에서 자기가 “살아온 날들이 꿈만 같”다고 노래합니다. 그리고 그 “살아오는 동안 당신은 늘 내 편이었습니다”고 고백합니다. 그가 노래하는 당신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시를 읽으면서 늘 내 편에 서 있으신 예수님을 떠올렸습니다. 

 

시인의 시는 “어디에서 그대를 기다릴까 오래 생각했는데 이제, 어디에서 기다려도 그대가 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로 끝이 납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어디에서든 언제이든 기다리고 찾으면 오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삶의 흔적 가운데 예수님의 흔적을 함께 가지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바울은 그래서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고 고백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 광야에서 만나는 기쁨

    한동안 “광야를 지나며”라는 찬양을 듣고 불렀던 적이 있습니다. 히즈윌이란 팀이 부른 찬양입니다. 여러 사람이 찬양을 불렀고 또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미국 청년이지만 한국에 와서 공부하면서 길거리에서 찬양 사역...
    Date2019.07.17
    Read More
  2. “어둠 속에서 찾은 위로”

    매주마다 주보에 글을 쓰면서 거의 매번 한숨을 쉽니다. 어쩌자고 어리석은 일을 시작해서 아직도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후회와 함께 말입니다. 글을 잘 쓰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꼭 글을 통해 해야 할 말이 있는 것도 아닌데도 이렇게 매주마다 무엇인...
    Date2019.07.09
    Read More
  3. 풀도 아프다

    어떤 시인은 풀에서 향기가 난다고 했습니다. 풀이 베어진 자리에서는 향기가 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 향기에 취해 아픈것도 잊어버린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너무도 잘 자라는 잔디를 깎다가보면 그 풀이 베어진 자리에서 나는 것이 향기로 느껴지지...
    Date2019.06.26
    Read More
  4. 사랑과 기다림

    우리의 삶은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하나님이 부르시는 그날까지 우리는 무엇인가를 기다리며 살아갑니다. 어머니의 태속에서는 세상을 향해 나아갈 날을 기다리고 아이일때는 어른이 될 날을 기다립니다. 학교에서 방학을 기다리기도하고 졸업...
    Date2019.06.18
    Read More
  5. 나는 어디에 서있나?

    가정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한국 사람들의 특징은 이곳 캐나다에서 살아가는 상황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성품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들을 지으신 아버지나 어머니의 책임(?)이 우리들의 삶에서 좋은 쪽으로든 나쁜(?)쪽으로든 드러나는 것을 봅니다. ...
    Date2019.06.12
    Read More
  6. 나무처럼

    누가 그런 글을 썼더군요. 예수님의 삶은 마치 나무와 같다고 썼습니다. 아니 나무를 닮았기도 하지만 늘 나무와 관계가 있었고 그 나무를 통해 예수님의 성품을 보여주시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나실 때부터 낮고 천한 곳인 말구유에 누이셨고 이 땅...
    Date2019.06.04
    Read More
  7. 느리게 생각하기

    매주 칼럼을 쓰기 위해서 애를 써보지만 가진 재능에 한계가 있어서 항상 힘이듭니다. 그래도 부족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조금이나마 설교가 아닌 글을 통해서 생각을 나누고 대로는 위로를 혹은 격려나 도전을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글들을 잘 쓰는 ...
    Date2019.05.29
    Read More
  8. 길 위에서

    카를로스 카스타네다는 <돈 후앙의 가르침>이란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내가 여행하는 길은 오직 한 가지 길뿐, 즉 마음이 담겨 있는 길이다. 어떤 길이든 마음이 담겨있는 길로 나는 여행을 한다. 여행하면서 그 길을 끝까지 다 걸어 보는 것! 그것만...
    Date2019.05.21
    Read More
  9. 어버이주일을 지나며

    어버이주일을 준비하다가 글을 하나 읽었습니다. 오래전에 미국에서 방영한 ‘판사’(The Judge)라는 TV 프로그램을 보고 기고한 글입니다. 이 드라마는 로버트 프랭클린이라는 나이 지긋한 가정법원 판사가 주재했던 실제의 판례를 드라마화한 것...
    Date2019.05.15
    Read More
  10. 믿음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2014년 8월, 진화생물학자이자 유명한 무신론자인 리처드 도킨스에게 한 여성이 가상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물었습니다. “제가 정말로 다운증후군 아이를 임신한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정말 윤리적 딜레마가 아닐 수 없군요.” 도킨스는 몇 초 ...
    Date2019.05.08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58 Next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