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28 12:50

지는 훈련

조회 수 11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prayer-1308663_960_720.jpg

 


요즘 한국 평창에서 겨울올림픽이 열리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많은 선수들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메달을 따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지금 경기에 임하면서 애쓰는 수고는 그들이 올림픽 경기에 오기 위해 그동안 흘린 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겁니다. 훈련하고 경기에 임하기까지의 그들의 수고는 짐작하기조차 어려운 일입니다. 같은 훈련을 반복하면서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는 시간은 차라리 포기하고 싶은 시간들의 연속이었다고들 말합니다.

 

이렇게 힘들고 어렵게 훈련에 임하는 이유는 경기에서 승리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서로 경쟁하는 경기는 물론이고 기록경기라 하더라도 필경 그 안에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분명하게 결과가 나오고 그 앞에서 최후의 웃음을 웃기를 원합니다. 그 시간이 바로 그들이 그토록 힘겨운 시간을 보상 받을 수 있는 시간일 것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에는 금메달에만 집중하고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 관심을 거두는 현상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1등을 했을 때는 물론이고 혹 그렇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흘린 땀에 박수를 쳐주고 그들의 노력을 환호하며 격려해 주는 모습을 봅니다. 우리들이 시선이 성숙해져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그들이 어떤 결과를 얻었든지간에 그들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고 그들이 얻은 결과를 함께 기뻐하며 그들이 보여주는 놀라운 모습에 박수를 쳐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로 이러한 것들이 올림픽이든 아니면 어떤 운동경기를 바라보거나 사람들이 하는 일들을 바라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들일 것입니다.


시인 김남주씨가 노년에 쓴 충만한 사랑이란 시집에 나오는 ‘기도 연습’이란 시가 있습니다.
 
“강하신 주님/ 주님께선 이기시고/ 저는 패하였습니다/ 하오니 이쯤으로 접고/ 주님과 제가/ 다시금 평온하길 바랍니다/ 주님께선/ 힘을 더 기르시고/ 저는 날마다 밤마다/ 지는 공부에/ 충실하겠습니다.” 

 

시인은 기도 연습이란 제목을 붙여 놓은 시에서 하나님이 이기시고 나는 지는 공부에 충실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기도는 지는 훈련이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세상은 이기는 것을 위해 훈련하고 이기는 것을 기뻐하지만 실상 우리는 지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지고 난 다음 그 지는 것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다면 우리는 이 땅의 삶을 건강하게 살아 갈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지게 되는 순간을 만나게 됩니다.

 

일상의 삶에서 뿐 아니라 우리는 하나님과의 관계 가운데서 더욱 지는 훈련을 해야합니다. 하나님은 크시고 전능하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나보다 나를 더 잘아실 뿐 아니라 나를 사랑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 앞에서는 순종과 감사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나의 뜻과 생각을 주장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기도할 때에도 우리가 원하는 것을 요구하고 부탁하고 간청하느라 정작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시간을 가지지 못합니다. 내가 하나님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이기시고 나는 그분에게 지는 것이 기도라면 우리는 지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내가 가진 자아와 생각들을 조용히 점검해볼 시간이 기도의 자리이길 바랍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조용히 묵상하면서 내 삶을 그 말씀에 비추어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바랍니다. 그 시간에 나를 하나님의 앞에 내려놓고 그 뜻에 나를 맞기기를 원합니다. 그렇게 나를 이기신 하나님의 뜻과 계획이 나를 인도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1. 사소하고 느린

    현대를 살아가는데 잘 어울리지 않는 것이 시(詩)입니다. 그리 인정하지 않는 분들도 많을테지만 생각해보면 시란 분주하고 빠르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익숙한 것은 아닙니다. 빠르고 중요한 일에 집중해야 하는 삶에서 시란 정 반대편에 선 것처럼 보입니...
    Date2018.04.17
    Read More
  2. 그리움의 방향

    이번주 내내 한국에서는 평양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이전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전쟁이야기며 엄혹하고 냉냉한 소식만 전해지던터라 공연단이 오가고 동계올림픽에 연합선수단이 출전하는 일은 놀라운 소식입니다. 심지...
    Date2018.04.10
    Read More
  3. 아름다움과 기쁨

    세상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만큼 기쁜일이 또 없습니다. 무심코 길을 가다 만나는 노을의 황홀한 빛이거나 이른 새벽 예배를 마치고 가는 길에서 보는 안개가 내린 풍경은 마음을 평안하게 하고 즐겁게 만들어줍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비교적 누리기 ...
    Date2018.04.03
    Read More
  4. 이 땅에서만 할 수 있는 일들

    교회 앞 화단에 조심스럽게 수선화와 튤립의 싹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긴 겨울을 지나고 어느틈엔가 봄이 왔음을 온 몸으로 알리며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싹을 보면서 살짝 흥분이 됩니다. 봄에 올라오는 새싹이지만 이제부터 가을이 지나 나무며 풀이며 겨...
    Date2018.03.28
    Read More
  5. 콘트라베이스

    영화 <향수>의 원작인 소설과 <좀머씨 이야기>를 쓴 파트리크 쥐스킨트라는 작가가 쓴 소설중에 <콘트라베이스>라는 것이 있습니다. 소설이라기보다는 희곡처럼 한 무대위에 선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의 독백으로 되어있는 소설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주인...
    Date2018.03.13
    Read More
  6. 최고의 순간의 나

    사람들이 자기 스스로를 평가 할 때 보통은 두가지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타인에게는 의례적으로 나를 못난 사람으로 소개하고 자기 스스로는 자기의 좋은 모습을 발견하려고 애씁니다. 반대로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기의 장점을 드러내기 위해 애...
    Date2018.03.07
    Read More
  7. 지는 훈련

    요즘 한국 평창에서 겨울올림픽이 열리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많은 선수들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메달을 따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지금 경기에 임하면서 애쓰는 수고는 그들이 올림픽 경기에 오기 위해 그동안 흘린 땀에 비하면 ...
    Date2018.02.28
    Read More
  8. 씨앗이 가진 생명력

    건강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 이런 저런 음식들이 몸에 좋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런데 그 음식들이 때로는 몸에 좋았다가 또 대로는 그렇지 않기를 반복해서 종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맛있는 음식을 조절해서 균형있게 먹는 길을 택하게 됩...
    Date2018.02.14
    Read More
  9. 후회는 없을 거예요

    후회 가득한 목소리로 오, 오, 오오, 여가수가 노래한다 남겨진 여자가 노래한다 마음을 두고 떠난 여자도 노래한다 후회로 파르르 떠는 노래를 들으며 나는 인터넷 벼룩시장에서 마사이 워킹화를 산다 판매글 마지막에 적힌 ‘후회는 없을 거예요&rsquo...
    Date2018.02.07
    Read More
  10. 나의 생명으로

    ““나에게 줄 수 있는 천 개의 생명이 있다면, 그 모두 한국을 위해 드리겠습니다.” -루비 캔드릭 선교사의 묘비에서 25살의 젊은 나이로 한국에 선교사로 파송되어 왔다가 겨우 1년여를 섬기는 와중에 병으로 순교의 길을 걸은 루비 캔드릭...
    Date2018.01.3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 58 Next
/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