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5 그들이 예루살렘에 들어가니라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사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자들을 내쫓으시며 돈 바꾸는 자들의 상과 비둘기 파는 자들의 의자를 둘러 엎으시며
11:16 아무나 물건을 가지고 성전 안으로 지나다님을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11:17 이에 가르쳐 이르시되 기록된 바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을 받으리라고 하지 아니하였느냐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도다 하시매
11:18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듣고 예수를 어떻게 죽일까 하고 꾀하니 이는 무리가 다 그의 교훈을 놀랍게 여기므로 그를 두려워함일러라
11:19 그리고 날이 저물매 그들이 성 밖으로 나가더라

마가복음 11:15~19

예수님께서 성전에 들어가셔서 그 안에서 사고 파는 이들과 환전하는 이들의 상을 엎으시고 성전을 청결하게 하신 사건은 요한복음을 제하고는 모두 예수님의 공생애 마지막 부분에 기록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모여든 수없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성전에서 장사하고 이익을 챙기는 이들의 죄악을 드러내시면서 이곳은 장사하는 곳이 아니라 기도하는 집임을 가르치십니다.

그러나 조금 더 들어가면 예수님의 이 행동은 성전이 장사하는 이들로 분주하기에 깨끗하게 하시고 다시 본연의 기도하는 장소로 되돌리시기를 원하셔서 하신 것은 아님을 알게됩니다. 왜냐하면 이미 예수님은 성전이 무너질 것을 말씀하셨고 그 일이 곧 일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곧 무너질 것이기에 청결하게 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기에 더욱 개혁이 필요할 것입니다.

당시의 성전은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삶의 중심에 하나님을 두는 고백이 드려지는 장소이기 전에 이권이 난무하고 서로의 이득을 챙기기에 급급한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탐욕이 하나님을 예배하는 성전에서조차 일어나고 있음을 지적하시며 그들이 잎만 무성한 열매없는 무화과 나무와도 같은 사람들임을 드러내십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자기의 자리를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한걸음 더 나아가서 예수님이 하신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란 선언과 "강도의 소굴"이라는 말씀을 따라 생각해본다면 앞선 말씀은 이사야 56장의 온 세상 모든 민족을 구원하시기를 선언하시며 이방인이라도 하나님의 구원 받은 백성의 자리에서 만민이 기도하는 집에 들어가게 될 것을 말씀하시는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두 번째 강도의 소굴이란 말은 예레미야 7장에서 이스라엘이 성전에 들어와서 하나님의 백성이라 자랑하지만 그들은 결코 자기의 죄를 그치지 않고 삶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며 살아가는 자들이기에 그들에게 더이상 성전이 아니라고 하시는 선언을 기초로 하고 있는 말씀 중에서 선포되고 있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이 성전청결의 사건은 그저 성전을 깨끗하게 하시는 행위가 아니라 이제는 더이상 이 성전이 성전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무너져 버리고 말것임을 보여주시는 사건이라고 보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성전에 와서 성전세를 내고 희생제사를 드리면서 착각합니다. 이제 나는 죄를 용서 받았고 하나님의 의로운 백성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상의 삶에서는 고아와 과부를 압제하고 가난한 이들에게 악하게 행동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거룩하게 살지도 이웃을 사랑하며 살지도 않습니다. 그들의 삶이 그럴진대 이 성전에 와서 드리는 형식적인 제의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제사도 아니며 허락하신 성전의 모습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성전을 허시고 다시 세우실 것입니다. 당신의 육신을 죽음에 넘기우심으로 죄를 사하시고 다시 사심으로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드리는 예배를 세우시고 교회를 세우실 것입니다. 옛 질서 가운데 드려지는 성전은 무너지고 새 질서 가운데 세워지는 예배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대속으로 구원하신 이들이 드리는 예배 일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죽으심으로 구원을 얻은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드리는 예배는 구약의 실패한 이스라엘이 드리는 형식적이고 제의적인 예배가 아닙니다. 성령을 의지하여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이자 말씀을 붙들고 그 위에 드리는 신앙 고백입니다. 우리의 신앙고백이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하되 그 말씀대로 살아가기를 애쓰는 고백 위에 드려지기를 기도합니다.